설립한지 일년만에 1조원이 넘는 기업 가치의 유니콘이 된 회사가 있다. 역사상 최단 기간에 유니콘이 된 이 회사는 바로 전기스쿠터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드(Bird)인데, 2018년 가장 화제가 되는 스타트업 중 하나가 이 전기스쿠터 공유 업체들인 것 같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무섭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버드(Bird)와 라임(Lime)을 중심으로 좀더 알아보고자 한다.


Source: Bird



인기의 이유? 앱으로 쉽고 빠르게 빌리고 어디서든 바로 반납

걷기엔 먼 것 같고 차를 타기에는 애매한 경우에 전동킥보드는 안성맞춤이다. 최대 25km까지 달릴 수 있고, 올라타서 핸들만 돌리면 되서 조작도 간단하다. 빌리고 반납하는 과정은 앱으로 진행되는데, 근처에 세워져 있는 전동킥보드를 앱으로 조회해서 QR코드를 찍으면 바로 탈 수 있고, 도착해서는 앱으로 반납하면 그만이다. 기존의 자전거 대여와는 다르게 정해진 주차공간 없이 길가에 세워두기 때문에 보관대를 찾는 수고도 덜 수 있다.

가격은 기본 $1에 1분마다 15센트니 10분에 $2.5정도 한다. 단거리 이동의 경우 버스나 지하철보다 싸거나 비슷한 수준이고 우버보다 훨씬 저렴하다. 작은 사이즈 덕분에 어디든 진입이 용이한 장점도 갖췄다. 이런 장점 때문에 열광적인 호응을 받고 있고, 주요 대도시와 캠퍼스를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버드와 라임 모두 이미 미국 뿐만 아니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으로 사업을 확장해 100개 이상 도시에서 서비스되고 있고, 지난 9월 이미 라이드 천 만을 달성했다.


Growth of Bird&Lime’s Total Ride Counts, Source: Crunchbase



누적 투자금 $4.15억 (버드) vs $4.67억 (라임)

전 우버(Uber) 임원이자 전 리프트(Lyft) 임원인 Travis VanderZanden 이 이끄는 버드는 올해 6월까지 누적 투자금 4억 1,500만 불을 유치했다. 실리콘 밸리 최고의 투자사 세콰이어(Sequoia Capital)이 리드한 마지막 투자 라운드에서 20억 불, 한화로 2조원이 넘는 밸류에이션으로 투자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4월 설립했다고 하니 단 1년 2개월만에 2조원짜리 기업 가치의 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라임의 경우 텐센트(Tencent)와 펩시(PepsiCo), 금융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두 명의 중국인 Toby Sun 과 Brad Bao 가 2017년 1월 설립했는데, 처음에는 공유 자전거 사업으로 시작했다가 전기스쿠터에서 가능성을 보고 빠르게 영역을 확장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7월 3억 3,500만 불의 투자를 유치하는 라운드를 진행했는데, 참여한 투자자가 다름아닌 우버,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그리고 피델리티(Fidelity)와 아토미코(Atomico) 등 쟁쟁한 투자사들이다. 당시 밸류에이션은 10억 불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우버와 리프트가 그러했듯 이 공유 서비스도 결국 자금력으로 승부가 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인지 두 회사는 근시일 내에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의 기사에 따르면 버드와 라임 모두 투자자와 적극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30억 불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 업데이트: 라임은 2019년 2월 베인 캐피탈 등으로부터 3억 천만 달러의 Series D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24억 달러


교통 체증 완화, 배기 가스 감소 긍정적 효과 기대


공유 전기스쿠터 사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중 하나는 환경에 미칠 긍정적인 효과 때문이다. 버드에 따르면 40%의 자동차 이용은 3마일(5킬로미터) 이내의 단거리 운행이라고 한다. 이들의 상당수를 전기스쿠터가 대체할 수 있다면 대부분의 대도시들이 겪는 교통 체증을 상당 부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배기 가스를 줄이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작용 최소화한 규제 마련 고심

장점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하게 늘어난 전기스쿠터 때문에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고, 아무데나 방치된 전기스쿠터가 장애인과 보행자의 이동을 막는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이에 규제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산타모니카는 선택된 업체들과 1년 간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행해 그 긍정적인 효과를 평가하고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고, 덴버와 밀워키를 포함한 몇도시에서는 규제가 마련될 때까지 전기스쿠터 철수를 명했다. 사용을 원하는 목소리가 크고 위에 언급한 공익적인 부분도 있다는 점에서 이 사업을 완전히 금지시키기는 힘들 것이고, 적절한 규제가 마련될 때까지 한시적인 조치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라이선스 발급, 안전 장치 마련, 무분별한 주차 문제 해결 및 도로 사용에 대한 세금 부과 등을 포함한 규제가 마련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유럽에서는 이미 큰 인기를 바탕으로 사업이 확장되고 있고, 이를 모방한 사업이 곧 아시아에도 등장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개인적으로는 서울의 교통체증이 심하고 단거리 이동이 잦은 점과 기술과 유행에 대한 적응이 빠르다는 점 때문에 한국에서도 유망한 사업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서비스로서의 사업 모델만 그렇고, 규제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런 점에서 일단 혁신을 시도해서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고, 이후 정부 기관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할 수 있는 이곳의 문화가 정말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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