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IPO 진출이 많았는데 그중 하나인 리봉고 헬스(Livongo Health)에 대해 소개해보려 한다. 리봉고는 집에서도 효과적으로 당뇨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로, 현재 20만 명의 가입자가 사용하고 있다. 서비스에 가입하면 혈당 측정기가 제공되는데, 측정된 수치는 자동으로 업로드되어 리봉고의 데이터 분석 엔진을 거쳐 사용자들에게 적절한 건강 조언을 제공해 당뇨 관리를 돕는다. 가격은 월 68달러 수준인데 일반적으로 보험사에서 지급한다. 연구에 따르면 리봉고의 당뇨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21.9%의 의료 비용 감소를 가져왔다고 하니, 보험사 입장에서도 이득이라고 보여진다. 이러한 수치를 바탕으로 지난 7월 나스닥에 상장(ticker: LVGO)되었고, 모금한 3억 5천5백만 달러(한화 약 4천 2백억 원)를 바탕으로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Source: Livongo

리봉고 헬스는 2014년 Glen E. Tullman 이 창업했는데, Glen은 1997년부터 2012년까지 대형 EMR 회사인 올스크립트(Allscripts)의 CEO를 역임한 헬스케어 전문가였다. 올스크립트를 떠난 Glen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술을 통해 건강한 삶을 제공해줄 수 있는 서비스를 생각했고, 당뇨 분야로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당시 당뇨 환자는 3천만 명에 달했고, 이들은 평균적으로 1년에 단 2번 의사를 만나고 있었다.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은 Glen은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고, 그의 명성에 힘입어 리봉고는 General Catalyst로부터 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개시하게 된다.

리봉고의 당뇨 관리 서비스는 빠르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기업 고객들을 유치하며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게 된다. 아마존(Amazon), 타겟(Target), 페덱스(FedEx) 등이 직원들에게 리봉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효과는 여러 연구에서 뒷받침하고 있는데, 시카고의 한 병원에서는 리봉고 프로그램이 당뇨 관련 비용 17% 감소, 전체 의료 비용 11% 감소, 응급실 내원 비율 21% 감소 등의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참고로 당뇨를 포함한 만성 질환으로 인한 의료 비용은 미국 전체 의료 비용의 70%에 달한다.

2019년 3분기 매출 4천 6백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8% 상승

리봉고의 매출 상승 추이는 눈부시다. 지난 3분기 매출액은 4천 6백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8%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가입자 수는 20만 7천 명으로 전년 대비 118% 상승, 기업 고객 수는 772로 121% 상승이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보여주었다. 덕분에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크게 뛰었다.

리봉고는 지난 10월 연방 정부 공무원들에게 당뇨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맺어 2021년까지 4만 5천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원격의료 서비스인 MDLive와 Doctor on Demand와 제휴를 체결해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어, 리봉고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만성질환 관리로 사업 영역 확장 중

2018년 초, 리봉고는 고혈압(hypertension) 관리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고혈압은 당뇨에 이어 두번째로 흔한 만성질환으로 연간 관련 비용만 1,310억 달러에 달한다. 당뇨 환자의 과반수는 고혈압을 함께 앓고 있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여겨진다. 또한 체중 관리 서비스 레트로핏(Retrofit)을 1,860만 달러에, 정신 건강 관리 앱 마이스트랭스(myStrength)를 3,350만 달러에 인수하며 체중관리, 정신 건강 관리로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만성 질환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데이터를 함께 수집한다는 점은 리봉고의 큰 경쟁 우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0%는 한가지 이상, 40%는 2가지 이상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이 비율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전체 의료 비용의 70% 이상이 만성 질환 관리/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리봉고는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인공지능(AI)와 머신러닝(ML)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넷플릭스의 개인화된 추천처럼 의료 관련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원격 의료의 미래에 관심이 있다면 리봉고의 움직임에 주목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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