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초기인 4월, 많은 병원들이 마스크와 의료용 가운 등 방호용품 부족과 배송 지연에 시달리고 있었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의 비영리 병원인 노반트 헬스(Novant Health)는 드론으로 방호용품과 코로나 테스트 키트를 배송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집라인(Zipline)이라는 스타트업이 자체 드론을 통해 물류센터에서 병원까지 배송을 담당하는데, 왕복 약 30-50킬로미터 거리를 날아 소형 낙하산에 의료용품을 달아 투하하는 방식이다.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임시 승인을 받아 4월부터 배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의료용품의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배분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집라인(Zipline)은 2014년 Keller Rinaudo와 두명의 창업자들에 의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되어, 의료 용품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접근이 쉽지 않은 곳에 배송하기 위해 드론을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집라인의 무인 드론은 약 2킬로그램의 화물을 싣고 최대 시속 110km로 왕복 160km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이들은 의료 용품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교통 상황이 열악한 아프리카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르완다에서 2016년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르완다 정부와 계약을 맺고 혈액과 백신 등 긴급한 의료 용품을 배달하기 시작한 집라인은 현재는 르완다 수도 키갈리(Kigali)를 제외한 지역에서 전체 수혈용 혈액 공급의 70%를 도맡고 있다고 한다. 수십분 안에 혈액을 배송해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세밀한 냉장 보관이 필요한 혈액과 백신의 폐기를 줄이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에는 가나에 4개의 물류 센터를 열어 서비스를 개시했고, 코로나 검사 키트를 배송 물품에 포함시켰다. 약 2천만 명이 집라인의 서비스 범위 안에 포함된다고 하며, 케냐와 잠비아 등 주변 아프리카 나라들도 드론을 통한 의료 용품 배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라인의 대표 Keller Rinaudo는 인터뷰에서 집라인의 목표는 지구상의 누구라도 15-30분 안에 긴급한 의료 용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프리카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도시 외곽의 병원들에 혈액과 백신 등을 적시에 공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집라인이 지난 4년간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로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한편 집라인은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세콰이어 캐피털(Sequoia Capital), 구글 벤처스 등 굴지의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지난 2019년 5월 기업가치 12억 달러를 인정받은 바 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