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3월 28일) 미국 내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6백만을 넘었다는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다. 전주의 3백만을 합치면 2주간 천만 명이 실직한 것으로 실업률이 9.5% 수준으로 수직 상승했다. 시민들의 외출 자제를 권고하는 Shelter-in-Place 조치가 5월까지 연장되면서 실업률이 10%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직자들은 소득이 사라짐과 동시에 회사에서 제공하는 건강보험 혜택을 잃게 돼 이중고를 겪게 되었다. 

보험 미가입자 최대 4천만 명으로 천만 명 증가

헬스케어 컨설팅 업체 Healthcare Management Associates 는 실업률이 각각 10%, 17.5%, 25%인 경우를 가정해 건강보험 가입 여부를 추산했는데, 실업률이 25%로 증가할 경우 3천 5백만 명이 직장 보험을 잃게 되고, 이들 중 천만 명은 미가입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머지 2천 5백만 명의 대부분은 메디케이드(Medicaid)에 흡수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보험으로, 경제 활황과 실업률 감소로 최근 2-3년간 가입자가 감소 추세에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다시 크게 증가하게 되었다.

시나리오 별 건강보험 가입 예상 (Source: HMA)

메디케이드의 가입 요건은 소득의 비중이 가장 크며 주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 메디케이드 확장(Medicaid Expansion)을 선택한 주의 경우에는 그 조건이 더 관대해서 개인의 경우 연소득 17,236달러, 4인 가족의 경우 연소득 35,535달러 이하의 경우 가입 조건이 된다. 캘리포니아, 뉴욕, 뉴져지, 펜실베니아 등 36개 주와 DC(District of Colombia) 가 메디케이드 확장을 선택했다. 텍사스, 플로리다를 포함한 14개 주는 메디케이드 확장을 하지 않아 소득 기준이 훨씬 낮고 장애나 임신 등 별도의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실업률 상승으로 인한 보험 미가입자 비율은 메디케이드 비확장(Medicaid Non-Expansion) 주에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케이드로 보험 미가입자에게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치료 제공 노력

미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섭게 퍼진 이유 중 하나로 미국인들이 검사비/치료비를 우려해 병원을 찾지 않은 점이 꼽힌다. 때문에 많은 주에서 주민들에게 메디케이드 보험을 통해 검사 및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애리조나와 아이오와는 메디케이드 보험료를 일시적으로 면제하고 연간 갱신을 하지 않아도 가입을 유지시키고 있고, 유타와 오클라호마는 메디케이드 근무 규정을 일시적으로 연기했다. (메디케이드 근무 규정: 일하지 않고 보험 혜택만 받는 경우를 제한하기 위해 여러 주에서 메디케이드 가입 조건에 일정 시간 이상 근무하거나 구직활동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메디케어(Medicare) 보험도 코로나 관련 검사 및 치료를 커버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보험 미가입자가 늘어나는만큼 코로나 확산을 저지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이들을 최대한 흡수하려고 하고 있다.

2010년 오바마 케어의 출범 이후로 미국의 보험 미가입률은 꾸준히 감소해왔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로 많은 이들이 직장 보험을 잃게 되면서 건강 보험의 사각지대로 떠밀릴 위기에 처했다. 정부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