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판데믹 사태를 기회로 인스타카트(Instacart)의 질주가 눈부시다. 시장조사업체 세컨드메저(secondmeasure)에 따르면, 인스타카트는 지난 6월 기준 미국 식료품 배달 시장의 48%를 차지하며 월마트를 제치고 선두를 차지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월마트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6월에는 38%의 점유율로 인스타카트를 추격하는 위치로 떨어졌다. 그 뒤를 이어 대형 유통체인 타겟(Target)의 자회사 쉽트(Shipt, 타겟에게 2017년 12월 인수됨)가 7%, 뉴욕 기반의 프레쉬 다이렉트(FreshDirect)가 5%를 차지했다. 한편 같은 보고서에서에 따르면 식료품 배달 시장은 이전해에 비해 무려 146% 증가했다고 한다.

Source: Second Measure

고객당 주문 금액 31% 증가

외식을 자제하고 재택근무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식료품 구매액 역시 올라갔다. 2분기 평균 구매액은 387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외식 비용이 식료품 구매로 대체되었다고 볼 수 있다. 락다운 조치가 시행된 3월 이후 2분기 내내 미국 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식당 내 식사가 중단되었고 배달/포장 주문만 가능해 외식업의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Source: Second Measure

식료품 체인 점유율은 큰 변동 없이 유지

한편 오프라인 식료품점의 경우 점유율 구성에 큰 차이가 없이 유지되었다. 랄프스(Ralphs), 페이리스(Payless), 시티마켓(City Market)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크로거(Kroger)가 26%의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했고, 세이프웨이(Safeway), 본스(Vons) 등을 보유한 알버슨(Albertsons)이 16%로 뒤를 이었다. 아이다호 주에 본사를 둔 알버슨은 판데믹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뉴욕 증권거래소(NYSE) 상장에 성공하기도 했다.

유럽계 식료품 체인 아홀드(Ahold Delhaize), 플로리다 주에 기반을 둔 퍼블릭스(Publix)와 텍사스에 본사를 둔 H-E-B가 각각 12%의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Source: Second Measure

 

지난 8월 1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에어비앤비가 이달 중으로 상장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연내에 거래가 개시될 전망이다. 에어비앤비(Airbnb)는 지난 수년간 가장 기대받는 IPO 유망주 기업으로서 꾸준히 상장설이 오르내렸다. 올해 초에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JOEL SAGET/AFP—GETTY IMAGES

사업이 거의 중단되는 큰 타격을 받으면서 25%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과 함께 20억 달러를 차입한 바 있다. 차입 당시 기업 가치는 180억 달러로, 3년전 투자 당시 밸류 310억 달러에서 40%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세에 들어서면서 예약이 조금씩 늘어나고 사업이 정상궤도로 돌아올 기미가 보이자 다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어비앤비가 급하게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아래와 같은 이유들이 결정적인 것으로 추측된다.

빠른 예약 회복세

5월부터 에어비앤비의 주사업인 숙박 예약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5월 17일부터 6월 6일까지 예약건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더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휴가철로 접어든 지난 7월 8일 하루동안 백만 건의 예약이 접수되었는데 이는 3월 3일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빠른 회복세는 지난 몇달간의 비용구조 개선과 더불어 상장 추진의 주 요인이라고 보여진다.

기업공개에 호의적인 증시 분위기

미국 증시는 지난 2분기 엄청난 호황을 경험했다. 특히 신규 상장에 큰 자금이 몰렸는데 보험 스타트업 레모네이드(Lemonade), 금융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엔시노(nCino), 워너 뮤직(Warner Music) 등이 성공적으로 데뷔하며 큰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 자극제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비앤비의 현재 기업가치가 고점 대비 상당히 낮아졌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부분이다.

초기 직원들의 스톡옵션 만기 도래

에어비앤비 초기 직원들의 스톡옵션 만기가 연말까지이고, 때문에 직원들로부터 상장 추진 압박을 받고 있다고 한다. 옵션은 일반적으로 상장 후에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연내 거래가 개시되지 않으면 옵션을 행사할 수 없고 그만큼 직원들의 손실이 될 수 밖에 없다.

 

연초에는 에어비앤비가 앞서 스포티파이(Spotify)나 슬랙(Slack)처럼 직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현금 소모가 많았을 것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IPO 방식으로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금 유치를 시도할 수도 있다. 한편 도어대시(DoorDash), 코인베이스(Coinbase), 팰런티어(Palantir) 등도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02/13 - [Tech in U.S] - 슬랙, 스포티파이 따라 직상장(direct listing) 추진

2019/12/20 - [Tech in U.S] - 2020년 예상되는 대형 IPO - 에어비앤비, 팰런티어, 로빈후드 외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원격의료 스타트업들의 성장이 눈부시다. 이중 D2C 온라인 약국에서 시작해 이제는 온라인 종합병원을 표방하는 로(Ro)의 선전이 특히 돋보이는데, 로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다양한 고객군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로는 2020년 7월까지 원격의료를 통한 누적 진료 건수가 5백만을 돌파했다고 발표했고, 연간매출은 2억 5천만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2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15억 달러(한화 약 1조 8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 대열에 올라섰다.

로(Ro)는 2017년 남성용 온라인 약국 로만(Roman)을 통해 발기부전, 탈모 관리 서비스를 출시하며 사업을 시작했다.(사업 초기 내용은 작년 9월 포스팅에서 경쟁자인 힘스(Hims), 킵스(Keeps)와 함께 다룬 바 있다) 이후 빠른 사업 다각화로 한발 앞서나가기 시작했는데, 2019년 여성 대상 서비스 로리(Rory)와 금연 서비스 제로(Zero)를 출시하고, 올해 3월에는 코로나 진단 키트를 내놓으며 사업 영역을 확장해 현재는 20개 이상의 질환을 취급하고 있다. 때마침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원격 의료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폭발적으로 매출이 성장해 연간매출이 2억 5천만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수익은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만(Roman)

로에서 2017년 처음으로 출시한 로만은 발기부전과 탈모 관리 서비스로 시작했다. 직접 내원하기 껄끄러운 질환을 원격의료를 통해 간단히 처방받고 약을 배달받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이다. 편리성과 저렴함을 무기로 큰 인기를 끌었고, 현재는 습진, 알러지, 다한증 등의 질환부터 체중 관리, 스킨케어까지 포함된 종합 의료 및 건강 관리 서비스로 확장되었다. 약품은 월별/분기별 정기 구독(subscription) 시 할인이 적용돼 재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로리(Rory)

여성용 서비스인 로리는 로만과 비슷하게 여성 질환에 집중하는 서비스로 헤르페스, 알러지, 갱년기 상열감등의 질환부터 속눈썹 증모제(latisse), 스킨케어 등을 취급하고 있다. 성별에 따라 브랜드를 분리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마케팅과 패키징을 다르게 가져가는 점이 돋보인다.

제로(Zero)

개인화된 금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의사와의 온라인 상담을 통해 프로그램을 개인화하고 이에 맞게 금연보조제 부프로피온(Bupropion)과 니코틴 껌을 배송해준다. 로는 제로가 의사 상담, 처방전 발급, 약품 구입, 앱 상에서 기록 등 전과정을 통합함으로서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더 효과적인 금연을 돕는다고 설명한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계속되면서 제로 서비스 주문이 전월대비 100% 상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로 약국(Ro Pharmacy)

지난 3월 출시된 온라인 약국 서비스로, 월 5달러로 500가지가 넘는 처방의약품(복제약)을 판매하고 있다. 5달러는 배송비도 포함된 가격으로, 놀라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하고 있다. 아직 25개 주에서만 서비스되고 있지만 점점 그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아마존이 필팩(PillPack) 인수를 통해 진출하기도 했고, 월그린스(Walgreens)와 CVS 등 기존 오프라인 강자들과 블링크(Blink), 메들리(Medly), 캡슐(Capsule) 등 스타트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시장이다.

수직 / 수평 계열화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로의 빠른 사업 확장은 원격의료 시장의 최근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대규모 투자 유치와 합병을 통해 경쟁적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고, 대기업들은 인수를 통해 시장 진입을 엿보고 있다. 건강보험사나 대형 병원과의 제휴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판데믹 사태로 갑작스럽게 성장한 원격의료 시장을 선점하고자 치열한 물밑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고객의 이탈 장벽이 높아 선점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로의 경쟁사 힘스(Hims)는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09/29 - [Healthcare] - 남성을 위한 온라인 약국 - Hims vs Roman vs Keeps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대면진료가 힘들어지면서 원격의료(Telehealth)가 폭발적으로 도입되며 지난 4월 기준 전체 의료 진료의 13%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336% 증가한 것인데, 2019년 4월에는 원격의료의 비중이 0.13%에 불과했다. 수 년에 걸쳐 일어날 변화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한 분기만에 급격하게 일어난 것인데, 많은 전문가들은 이 기회에 원격 의료가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맥킨지(McKinsey) 역시 지난 5월 말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사태 이후 원격의료 시장이 30억 달러 규모에서 2,500억 달러(한화 약 300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지난 몇 달간 원격의료(Telehealth) 시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맥킨지 보고서에 기반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Source: McKinsey & Company Insights

미국인 46% 원격의료 경험 有 - 2019년 11%에서 급성장

2019년까지 원격의료 서비스를 경험한 미국인은 11%에 불과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엔 46%가 원격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의사들이 시행한 원격의료 건수도 평균적으로 50-175배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 원격의료 시장은 30억 달러 규모로 대부분 원격 응급 진료(virtual urgent care) 였는데, 일반적인 병원 내원으로 원격 기술이 확대되었다. 응급 진료(urgent care)는 갑자기 열이나 발진이 나거나 두통/복통 등 급성 질환이 발생했을 때 진료받는 경우라고 보면 되고, 우리 나라에서 말하는 응급실(emergency room)과는 조금 다르다.

인식에도 변화가 많이 생겨서, 미국인의 76%는 앞으로 원격의료를 사용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고, 의사들의 57%는 원격의료를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런 움직임은 적어도 1-2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규제 완화로 허용되는 진료의 범위가 넓어진 점도 긍정적인 효과이다.

Source: McKinsey & Company Insights

병원 진료 / 가정 방문 치료 20%는 원격 의료로 대체 가능

맥킨지는 1조 2,500억 달러의 병원 진료 및 가정 방문 치료 비용 중 20%에 해당하는 2,500억 달러는 원격으로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망에 따르면 응급 치료(Urgent care)의 20%, 일반 외래 진료(Outpatient)의 24%가 원격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하는데, 만성 질환 관리, 감기나 경미한 피부 질환, 정신 질환 치료 등이 대표적으로 원격으로 전환될 수 있는 치료로 꼽혔다. 가정 방문 치료는 35%까지 원격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예상했는데 체중/체온 측정이나 환자/보호자 교육, 작업 치료나 언어 치료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기존 의료 서비스 체계에 원격진료를 통합시키고, 데이터 분석 기술을 고도화해 정교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발전해간다면 원격의료의 확산에 불을 지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격의료의 장점은 낙후된 지역에 필수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응급실 이용과 대면 진료 비율을 낮춰 의료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알려진대로 미국은 의료 접근성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원격의료의 확산은 접근성을 높여 적절한 치료와 진단을 적시에 좀더 낮은 비용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 궁극적으로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 7월 2일, 보험 스타트업 레모네이드(Lemonade)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가 개시되었다(NYSE 티커: LMND). 2016년 설립된 레모네이드는 세입자 보험(Renter's Insurance)과 주택 보험(Home Owner's Insurance)을 제공하고 있으며, AI 등의 기술을 적극 활용해 전통적인 보험 업계에서 차별화하고 있다. 지난 포스팅에서 레모네이드의 사업에 대해 다룬 바 있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S-1 서류에 기반해 레모네이드의 재무 상황과 미래 방향성에 대해 좀더 다루고자 한다. 거래 첫날 주당 가격이 29달러로 시작해 69달러로 2배 이상 폭등하며, 일단 투자자들의 큰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레모네이드 주가 변동, 7/2 (Source: Yahoo Finance)

보험 가입자 수 73만 명, 연매출 1억 1,600만 달러

2020년 3월 기준 레모네이드의 보험 가입자는 73만 명으로, 대부분은 세입자 보험(Renter's Insurance) 가입자였다. 2019년 연매출은 1억 1,600만 달러, 순손실은 1억 85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각각 전년 대비 150%, 110% 증가했다. 2020년 1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액 2,62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1% 상승했지만 순손실도 3,650만 달러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빠른 성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익을 내기엔 아직 먼 길이고 손실액도 상당하기 때문에, 상장을 통한 자금 유입으로 수익성 개선까지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계획이다.

레모네이드 요약 재무제표 (Source: Lemonade S-1)

마케팅 비용, 매출액의 73% 수준

신규 진입자로서 마케팅 비용이 가장 큰 비용인 것은 쉽게 예상해볼 수 있다. 2020년 1분기 레모네이드는 마케팅 비용으로 1,920만 달러를 지출했는데 이는 매출액의 73%에 달하는 금액이다. 2019년 1분기에는 그 비율이 167%이던 것에 비하면 개선된 것이지만, 회사의 매출총이익(Gross Margin)이 20%인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 현재의 수준을 유지한다면 보험료 수익이 5배 증가해야 간신히 손익분기점(Break-even Point)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ource: Thomvest Ventures blog

주 고객은 밀레니얼 세대, 높은 만족도에도 이탈률은 높은 편

레모네이드는 챗봇과 앱을 활용한 쉽고 빠른 가입, 낮은 보험료를 무기로 내세우는 만큼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고 있다. 레모네이드 보험 가입자의 70%가 35세 이하라고 하는데, 그 때문인지 이탈률(Churn rate)은 업계 평균(16%)보다 높은 편인 33% 라고 한다. 고객들의 낮은 연령대 외에 다른 요인으로 주택보험 이외의 보험 상품이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보험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자동차 보험, 주택 보험 등을 묶어 가입하는 대신 할인해주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레모네이드는 이런 묶음 전략(Bundling)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높은 마케팅 비용을 감안할 때 고객들의 재구매율(Retention rate)을 훨씬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을 위한 계획은?

수익성 확보를 위한 레모네이드의 전략은 아래와 같이 요약해볼 수 있다.

손해율(Loss ratio) 개선: 보험료에서 지급된 보험금의 비율을 손해율(Loss ratio)이라고 한다. 통상적인 보험사의 경우 75-80% 정도의 손해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모네이드의 경우 현재 손해율이 82% 라고 하는데, 회사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앞세워 손해율을 경쟁자들보다 낮출 수 있다면 수익성 개선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케팅 효율 개선 및 재구매율 증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레모네이드의 가장 큰 지출은 마케팅 비용인데, 고객 모객 비용을 지금보다 줄일 필요가 있다. 2020년 1분기 기준으로 고객 1인당 모객 비용(CAC: Customer acquisition cost)는 76센트로 추산되는데 경쟁자인 올스테이트(Allstate)는 26센트를 지불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경쟁자들보다 낮은 재구매율(Retention rate)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 이탈률이 낮은 중장년층으로 고객층을 확대하는 한편 묶음 전략(Bundling)으로 락인(lock-in)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다른 보험 상품으로 사업 확장: 세입자 보험(Renter's insurance)에 집중되어 있는 매출을 주택 보험(Home owner's insurance)으로 확대하고, 자동차 보험, 애견 보험, 건강 보험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 레모네이드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리스크 분석 기술을 활용하면 신규 보험 상품으로의 진출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세입자 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훨씬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고객 1인당 매출액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레모네이드의 기업가치는 거래 첫날의 믿기지 않는 상승률(138%)을 차치하더라도 현재의 매출액과 고객수에 비해 매우 높다. 보험 업계의 전통적인 매출액 대비 가치 비율(EV/R multiple) 은 2-5배에 불과하지만 레모네이드는 20배 이상이다. 기술을 활용한 레모네이드의 잠재 가치가 반영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S-1서류를 보면 많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추이를 주목해보면 좋을 것 같다.

코로나 사태 초기인 4월, 많은 병원들이 마스크와 의료용 가운 등 방호용품 부족과 배송 지연에 시달리고 있었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의 비영리 병원인 노반트 헬스(Novant Health)는 드론으로 방호용품과 코로나 테스트 키트를 배송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집라인(Zipline)이라는 스타트업이 자체 드론을 통해 물류센터에서 병원까지 배송을 담당하는데, 왕복 약 30-50킬로미터 거리를 날아 소형 낙하산에 의료용품을 달아 투하하는 방식이다.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임시 승인을 받아 4월부터 배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의료용품의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배분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집라인(Zipline)은 2014년 Keller Rinaudo와 두명의 창업자들에 의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되어, 의료 용품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접근이 쉽지 않은 곳에 배송하기 위해 드론을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집라인의 무인 드론은 약 2킬로그램의 화물을 싣고 최대 시속 110km로 왕복 160km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이들은 의료 용품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교통 상황이 열악한 아프리카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르완다에서 2016년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르완다 정부와 계약을 맺고 혈액과 백신 등 긴급한 의료 용품을 배달하기 시작한 집라인은 현재는 르완다 수도 키갈리(Kigali)를 제외한 지역에서 전체 수혈용 혈액 공급의 70%를 도맡고 있다고 한다. 수십분 안에 혈액을 배송해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세밀한 냉장 보관이 필요한 혈액과 백신의 폐기를 줄이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에는 가나에 4개의 물류 센터를 열어 서비스를 개시했고, 코로나 검사 키트를 배송 물품에 포함시켰다. 약 2천만 명이 집라인의 서비스 범위 안에 포함된다고 하며, 케냐와 잠비아 등 주변 아프리카 나라들도 드론을 통한 의료 용품 배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라인의 대표 Keller Rinaudo는 인터뷰에서 집라인의 목표는 지구상의 누구라도 15-30분 안에 긴급한 의료 용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프리카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도시 외곽의 병원들에 혈액과 백신 등을 적시에 공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집라인이 지난 4년간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로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한편 집라인은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세콰이어 캐피털(Sequoia Capital), 구글 벤처스 등 굴지의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지난 2019년 5월 기업가치 12억 달러를 인정받은 바 있다.

 

 

지난 5월 초, 전기 스쿠터 공유 서비스 라임(Lime)은 우버(Uber) 등으로부터 1억 7천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기업가치는 5억 1천만 달러로 알려져 2019년 4월 투자 유치 당시의 기업 가치 24억 달러에 비해 79%나 하락하며 유니콘의 지위를 상실했다. 이미 라임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던 우버는 주요 주주로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번 투자는 우버가 2022년 - 2024년 사이에 일정 금액으로 라임의 지분을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옵션을 포함하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사실상 우버가 라임을 인수하는 수순으로 보여진다. 투자의 일환으로 우버는 전기스쿠터/자전거 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 점프(Jump)를 라임이 인수한다고 함께 밝혔다.

약 1년 반 전 포스팅에서 우버가 버드와 라임 중 한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고 근소하게 버드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예상해 보았는데 결국 우버는 라임에 대규모 지분 투자를 통해 최대 전기스쿠터 공유 회사가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전세계가 마비되면서 공유경제 서비스들은 매우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승차공유 서비스와 마이크로모빌리티 서비스는 사실상 사업이 잠정중단되었다. 우버(Uber)와 리프트(Lyft)는 봉쇄 조치가 시작된 3월 중순 이후 라이드 건수가 9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고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2019년 IPO를 통해 충분한 현금을 유치한 덕분에 우버와 리프트는 비용을 줄이면서 최악은 면할 수 있었고 6월 들어 라이드 수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투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성장에 집중하고 있던 마이크로모빌리티 서비스들은 신규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전기스쿠터 공유 서비스는 계절성이 뚜렷한 사업이다. 버드(Bird)와 라임(Lime)은 비성수기인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는 3월을 기점으로 미국 전역이 코로나 확산으로 봉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잠정적으로 사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라임은 직원의 2-30%를 감축하고 기타 비용을 최대한 졸라맸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하면서 생존을 위해 우버의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불과 2년전만 해도 테크 업계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던 라임의 씁쓸한 퇴장이다. 창업자이자 CEO이던 Brad Bao는 이사회 의장(Chairman of the board)으로 물러나고 글로벌 운영/전략을 담당하던 Wayne Ting이 새로운 CEO로 임명되었다. Wayne은 2018년 라임에 합류하기 전 우버에서 4년 반 가량 근무한 바 있다. 기업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진 다운 라운드(Down round)를 진행했기 때문에 창업자들의 지분도 대폭으로 희석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버드(Bird)의 경우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곧 투자 유치나 제휴를 통한 자금 수혈 뉴스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마트 식료품 칸에 진열돼 있는 과일과 채소들을 보면 하나같이 둥글둥글 예쁜 모양에 광이 난다. 흠집이 났거나 모양이 일정치 못한 상품은 상품성이 없다고 해서 유통되기 전에 버려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버려지는 양이 전체 생산량의 40%, 미국 내에서만 매일 15만 톤의 음식물이 버려진다고 한다. 외관상의 문제 뿐만 아니라 과잉 생산이나 패키징이 바뀌어 판매되지 못하는 경우, 유통기한이 짧아 일반 소매점에 판매되지 못하는 경우 등이 또다른 이유라고 한다.

이런 못생긴 농산물을 농장에서 직접 구매해 지역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스타트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임퍼펙트 푸즈(Imperfect Foods)와 미스핏 마켓(Misfits Market)이 대표적인데, 지역의 농장들에서 직접 수급한 농산물을 정기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흠집은 있지만 맛은 여전히 좋은 유기농 농산물을 30%정도 싸게 파는데, 코로나 사태로 가정에서 직접 요리하는 수요가 폭발하면서 사용자층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2015년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임퍼펙트 푸즈(Imperfect Foods)와 2018년 펜실베니아에서 시작한 미스핏 마켓(Misfits Market)은 40%에 달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지속가능한(sustainable) 생태계를 만든다는 큰 목표와, 소규모 농장들의 생산물을 지역 소비자들에게 연결한다는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채소와 과일, 곡류를 적당히 조합한 박스를 판매하는데, 두 서비스 모두 5kg에 20달러, 10kg에 35달러 수준에 판매하고 정기구독(subscription) 시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임퍼펙트 푸즈의 경우 더 먼저 시작된 서비스인 만큼 농산물 외에 육류나 계란, 가공품도 취급하고, 원하는 품목을 더하거나 뺄 수 있도록 하는 반면 미스핏 마켓은 과일과 채소에 집중하고 개별 선택은 할 수 없다는 차이가 있다.

임퍼펙트 푸즈를 직접 사용해본 경험으로는, 매우 신선한 식재료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직접 장보기가 꺼려지는 최근에는 문앞까지 배송된다는 점이 장점으로 다가왔다. 크기가 좀 작거나 약간의 스크래치가 있었지만 먹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는 수준이었다. 다만 익숙치 않은 채소가 와서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새로운 식재료를 접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직 취급 품목이 적고 원하는 상품이 품절되는 경우가 있어 식료품 구매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힘들고, 보완하는 성격의 서비스라고 생각된다.

Source: 임퍼펙트 푸즈 / 미스핏 마켓

이 회사들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코로나 사태로 식료품 배송 수요 증가로 인해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임퍼펙트 푸즈는 지난 5월 20일 7천 2백만 달러에 달하는 시리즈 C 투자유치를 발표했고, 미스피츠 마켓의 경우에도 지난 3월 100명을 추가로 고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못생긴 농산물들은 잼 같은 제품으로 가공되거나 가축들의 사료로 쓰여 이들이 농산물 낭비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저소득층에게 기부되던 농산물을 가로챈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급망이나 노하우가 부족한 소규모 농장들에 추가 매출처를 제공하는 한편 폐기되는 농산물을 일부 줄여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부인하기는 힘들 것 같다. 또한 일부 농산물을 직접 기부해 상생을 도모하는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음식물 낭비를 줄이고 소규모 농장들의 자립을 돕는다는 목표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고, 제공하는 가치가 분명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꾸준히 성장하며 수익성을 확보해 거대한 식품 유통망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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