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분석 업체 Second Measure 에서 3월 기준 음식배달 시장 점유율을 정리한 리포트가 발표되어 지난 통계와 비교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지난 포스팅에서 다룬 2019년 4월 통계와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 3월 기준 음식배달 시장은 전년 대비 24% 성장했다. 3월 중순부터 일부 주에서 외출 제한 조치가 시작된 것이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4월에는 더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시장 점유율은 도어대시(DoorDash) 42%, 그럽허브(Grubhub) 28%, 우버 이츠(Uber Eats) 20%, 포스트메이트(Postmates) 9% 순으로 상위 4개 업체가 전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 우버 이츠의 경우 우버 캐시(우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결제한 경우는 통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실제 점유율은 조금 더 높을 수 있다.

음식배달 시장 점유율 - 20년 3월 기준 (Source: Second Measure)

위의 그래프는 2020년 3월 기준, 아래 그래프는 2019년 4월 기준 그래프이다. 둘을 비교해보면 도어대시(DoorDash)의 약진이 가장 돋보인다. 전반적으로 시장이 성장한 가운데 도어대시는 1년만에 점유율을 29%에서 42%로 13% 끌어올렸다. 시장의 성장분을 도어대시가 흡수한 모양새다. 전체 시장 규모는 2018년 초 대비 2년만에 2배 이상으로 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선두 4개 업체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93%에서 98%로 소형 업체들의 비중은 거의 줄어들어 시장이 대형 업체 위주로 재편되었다. 

조사에 따르면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외출 금지 조치로 음식배달 서비스의 침투율(penetration)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3월 한달간 음식 배달을 한번 이상 시킨 미국인은 28%로 전년 같은 기간 22%를 크게 상회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의 뉴노멀(New Normal) 에 대한 얘기가 많은데, 음식배달 서비스가 좀더 미국인의 일상생활에 침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포스팅에서 얘기한 것 처럼 각 서비스들은 특정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어 대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점유율 65%, 휴스턴 61%, 댈러스 55% 등 서부와 중남부에서, 그럽허브는 뉴욕 62%, 보스턴 42%, 시카고 38% 등 중동부, 포스트메이츠는 엘에이에서 36% 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도시별 점유율 (Source: Second Measure)

대부분의 대형 프렌차이즈 업체들이 이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어대시는 웬디스, 칙필라(Chick-fil-A), 맥도널드와, 우버 이츠는 스타벅스와 맥도널드, 그럽허브는 타코벨과 KFC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이들 음식배달 서비스가 주요 매출원이 되고 있는데 기사를 통해 치즈케이크 팩토리(Cheesecake Factory)와 치폴레(Chipotle)가 도어대시를 통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2019/06/09 - [Tech in U.S] - 미국 음식배달 서비스, 그럽허브 > 도어대시 > 우버이츠 순

테크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동향 보고서 '인터넷 트렌드 리포트'(Internet Trend Report)를 발행하는 매리 미커(Mary Meeker)가 코로나 사태를 분석한 '코로나바이러스 트렌드 리포트'(Coronavirus Trend Report)를 발표했다.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를 떠나 설립한 본드 캐피털(Bond Capital)에서 발표한 보고서는 총 29페이지로 악시오스(Axios)를 통해 독점 배포되었다. 코로나 사태로 시작된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명성에 맞게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가 많아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 3달만에 전세계 코로나바이러스 영향권 노출 : 중국 이외 지역에서 최초 확진자가 나온지 3달만에 전세계 193개 나라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4월 16일 기준 210만 명의 확진자와 14만 5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세계가 인터넷, 항공 여행, 무역으로 촘촘히 연결되고 도시화가 진행된 결과이다. 비교적 최근 발생한 아시아 독감, 에볼라, 사스, 메르스 등의 전염병은 한 두 대륙에 국한되어 진행됐지만 코로나의 경우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 수

- 데이터 수집/확산 기술로 빠른 대처 -> 확산 저지 : 전염성이 워낙 높은 탓에 확진자 수가 급등하긴 했지만, 확진 가능성을 빠르게 파악하고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통해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었던 데는 데이터 분석과 기타 기술의 도움이 크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는 데이터를 통해 입증되었고, 전세계적으로 도입되어 바이러스의 확산을 제지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확산 저지가 관건이지만 긍정적인 시그널이 보이기 시작했다.

- 과학자/기술자의 역할 확대 : 코로나 사태로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각 기업에서 과학자나 엔지니어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 테크 분야, 디지털 - 클라우드 분야, 기술자 출신 CEO 를 보유한 기업이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

- 원격 근무의 보편화, 일-생활 밸런스의 재정의 : 지난 3월부터 많은 회사들이 재택 근무 체계로 전환했다. 줌(Zoom)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전례없는 성장을 기록했고 업무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창의성을 보장하고 기업 문화를 지키는 것, 기술과 보안을 관리하는 것,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특히 자녀와 함께 사는 부모들)에 대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 디지털로의 변화 가속화 : 식당과 가게들은 온라인을 통한 주문에 익숙해져 가고 있고 대형 브랜드들도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온디맨드 서비스와 온라인 강의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수요가 증가하면서 인스타카트(Instacart)는 30만 명, 아마존(Amazon) 은 17만 5천 명 대규모 채용에 나섰다.

온디맨드 플랫폼의 성장

- 2020년은 헬스케어 업계에 기술이 더해지는 새로운 도약의 해 : 헬스케어는 미국 연방정부 예산의 28%를 차지하지만 여전히 기술 도입에는 뒤쳐져 있다. EHR(Electronic Health Records) 도입율이 90%를 넘었지만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부족으로 데이터 연결이 쉽지 않다. 리포트에서는 이번 사태를 통해 기술 도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원격진료, 웨어러블 장비, 진단 장비, 데이터 상호운용성, 자동화 및 인공지능 등이 주요 기술로 꼽혔다.

- 스포츠 시장 온라인/e-스포츠로 확대 : 나스카(NASCAR)와 포뮬러원(Formula One)은 e-스포츠를 런칭했다. 선수들이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경주하고 관중들은 온라인으로 시청하도록 했는데, eNASCAR iRacing Pro Invitational Series는 130만 명이 시청했고 Virtual Grand Prix race는 유튜브, 트위치, 페이스북을 통해 320만 명이 시청했다. 미국대학농구, NBA, FIFA 도 앞다투어 시뮬레이션 게임을 중계하거나 온라인 게임 토너먼트를 주최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언젠가 지나가겠지만 이후의 생활은 많은 부분 달라질 것이다. 보고서를 통해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대해 확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미국 내 코로나 사태로 환자 수가 대폭 증가하면서 병원의 인력/병상 등 가용 자원이 한계에 도달했다. 이에 대부분의 의료 기관과 보험사는 원격 의료를 적극 도입해 의료 수요를 분산하고 있고 미국 정부도 규제를 완화해 협력하고 있다. 지난 4월 10일, 메디케어를 관리감독하는 CMS(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는 중대한 발표를 했다. 사보험사가 관리하는 메디케어 어드벤티지(Medicare Advantage) 보험의 비용 처리에 대해 원격 의료를 통해 진단받은 경우에도 내원한 경우와 동일하게 처리하겠다는 것이었다. 기존에는 대부분의 질환에 대해 대면 진료를 통해서 진단한 경우만 인정해 비용을 지급했다. 메디케어 어드벤티지 보험을 제공하는 사보험사들은 보험 가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원격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메디케어는 65세 이상의 노령자를 대상으로 제공되는 공공보험으로, 미국인 중 6천만 명이 가입되어 있다. 이들 중 36% 가량이 사보험사에서 대신 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메디케어 어드벤티지(Medicare Advantage)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메디케어와 메디케어 어드벤티지에 대한 설명은 이전 포스팅에서 설명한 적 있다.

이전 포스팅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메디케어 어드벤티지의 경우 연방 정부로부터 비용을 보조받는데, 치료 건수마다 받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보조금을 받는다. 예를 들면 당뇨가 있는 70-75세의 남성의 경우 매월 1,300달러, 심혈관 질환이 있는 65-70세 여성의 경우 매월 1,400달러를 받고 기타 질환에 따라 추가 비용을 받는 식이다. 이 비용을 가지고 보험사들은 환자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런 인센티브 구조를 통해 보험사들의 과잉진료를 막고 가입자들의 건강 상태를 최대한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도록 유인한다.

환자의 질환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보험사는 CMS에 의료 기록을 보내 승인받는데, 여러 까다로운 조건에 따라 승인이 거절되기도 한다. 일부 질환을 제외하고는 대면 진료를 통한 진단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원격 의료를 통해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이 제한적이었고 이는 원격 의료의 한계로 이어졌다. 이번 응급 상황을 통해 CMS는 원격 의료의 경우도 내원 진료와 동일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원격 의료의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규제 완화를 기다리던 보험사와 원격 의료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확산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 일상 생활의 많은 부분이 바뀌는 뉴 노멀(New Normal)에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원격 의료는 그 중 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상채팅으로 의사와 상담하고 처방받는 상황이 일상이 될 것이고, 병원과 의사들도 이에 발맞춰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04/11 - [Healthcare] - 메디케어, 원격 의료 규제 대폭 완화

2019/03/11 - [Healthcare] - 메디케어 vs 메디케어 어드벤티지(Medicare Advantage)

2018/12/20 - [Healthcare] - 미국 노년층을 위한 공공보험, 메디케어(Medicare)

디즈니(NYSE: DIS)는 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테마파크, TV 방송사, 영화사,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주가가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시가총액은 1,800억 달러(한화 약 220조 원)에 달한다.(2020년 4월 초 기준) 주주 보고서에 따르면 디즈니의 매출은 테마파크와 캐릭터 상품 판매 - 미디어 네트워크(TV 방송사 매출) - 영화 등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 디즈니 플러스/훌루 등 D2C 매출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항:

  • 2019년 연간 매출 695억 달러, 영업이익 148억 달러 (각각 전년 대비 17%, 5% 상승)
  • 2019년 4분기 매출 208억 달러, 영업이익 40억 달러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6%, 9% 상승)
    • 매출 기여도: 테마파크(32.9%) > 미디어 네트워크 (32.7%) > D2C 서비스 (17.7%) >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16.7%) 순
    • 영업이익 기여도: 테마파크(47.6%) > 미디어 네트워크(33.2%) >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19.3%) 순
  • 2019년 11월 디즈니 플러스(Disney Plus) 런칭, 3월 훌루 지분 인수로 D2C 매출 31억 달러 증가
  • 디즈니는 아래의 4개 사업부문으로 나뉘어져 있음
    1. 미디어 네트워크 (Media Networks): ESPN, ABC, National Geographic 등 케이블 / TV 방송사
    2. 테마파크 / 캐릭터 상품 (Parks, Experiences and Products):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 및 캐릭터 상품 판매
    3.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Studio Entertainment): 마블(Marvel), 픽사(Pixar), 디즈니 등 스튜디오 영화/음악 판매
    4. D2C / 미국 외 서비스 (Direct to Consumer & International): 디즈니 플러스(Disney+), 훌루(Hulu), ESPN+ 등 스트리밍 서비스

위는 2019년 4분기 (10-12월) 디즈니의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이다. 4분기에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휴일 시즌이 있기 때문에 테마파크/캐릭터 상품의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디즈니 플러스를 포함한 D2C 사업부문의 경우 40억 달러 매출과 7억 달러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런칭 초기의 마케팅 비용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추측된다.

Source: Disney Q1 FY20 Earnings Result

미디어 네트워크 - 21세기 폭스사 인수 완료로 매출/영업이익 상승 견인

미디어 네트워크 부문은 2019년 초 완료된 21세기 폭스사 M&A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폭스사가 보유하던 FX와 National Geographic 채널이 영업이익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반면 ESPN과 ABC의 경우 영업이익이 하락했는데 이는 광고 매출의 감소, 제작비 증가 등으로 인한 것이다.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 마블의 성공, 스트리밍 서비스 통한 유통으로 매출 상승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성장은 TV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컨텐츠 유통에 힘입었다고 볼 수 있다. 마블의 슈퍼히어로 시리즈와 디즈니 영화(겨울왕국2, 알라딘, 라이온킹), 스타워즈 시리즈 등이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하면서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었다. 2019년 매출 순위 10위 안의 영화 중 7개가 디즈니의 영화였는데, 이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D2C 부문 - 디즈니 플러스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

2019년 디즈니는 공격적으로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했다. 3월, 21세기 폭스사를 인수하며 훌루(Hulu)의 지분 60%를 확보해 대주주가 되었고, 11월 디즈니 플러스(Disney Plus)를 출시했다. 디즈니 플러스는 런칭 두달만에 2천 6백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훌루(Hulu) 가입자 3천만, ESPN+ 가입자 660만 명을 합치면 2919년 말 기준 6천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한 셈이다. ( *2020년 4월 8일, 디즈니 플러스 가입자 5천만 돌파 기사 발표) 2020년 1분기에도 디즈니 플러스의 가입자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알려져 있다. 코로나 사태로 디즈니의 다른 부문은 큰 타격을 입고 있지만 D2C 부문만은 수혜를 입을 전망으로, 충격을 일부나마 완충시켜줄 수 있다.

 

코로나 사태로 디즈니랜드는 3월부터 무기한 문을 닫았고, 개봉 예정이었던 뮬란, 엑스맨 등 모든 영화들의 개봉이 미뤄졌다. 쉽사리 사태가 해소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디즈니의 매출 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컨텐츠 유통으로 활로를 찾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한편 15년간 디즈니를 이끌었던 전설적인 경영자 밥 아이거(Bob Iger)가 지난 2월 물러나고 테마파크 부문을 책임지던 밥 채펙(Bob Chapek)이 새로운 CEO로 선임되었다. 상대적으로 컨텐츠 부문에 경험이 없는 밥 채펙의 주도 하에 컨텐츠 제국의 위상을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지난주(3월 28일) 미국 내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6백만을 넘었다는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다. 전주의 3백만을 합치면 2주간 천만 명이 실직한 것으로 실업률이 9.5% 수준으로 수직 상승했다. 시민들의 외출 자제를 권고하는 Shelter-in-Place 조치가 5월까지 연장되면서 실업률이 10%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직자들은 소득이 사라짐과 동시에 회사에서 제공하는 건강보험 혜택을 잃게 돼 이중고를 겪게 되었다. 

보험 미가입자 최대 4천만 명으로 천만 명 증가

헬스케어 컨설팅 업체 Healthcare Management Associates 는 실업률이 각각 10%, 17.5%, 25%인 경우를 가정해 건강보험 가입 여부를 추산했는데, 실업률이 25%로 증가할 경우 3천 5백만 명이 직장 보험을 잃게 되고, 이들 중 천만 명은 미가입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머지 2천 5백만 명의 대부분은 메디케이드(Medicaid)에 흡수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보험으로, 경제 활황과 실업률 감소로 최근 2-3년간 가입자가 감소 추세에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다시 크게 증가하게 되었다.

시나리오 별 건강보험 가입 예상 (Source: HMA)

메디케이드의 가입 요건은 소득의 비중이 가장 크며 주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 메디케이드 확장(Medicaid Expansion)을 선택한 주의 경우에는 그 조건이 더 관대해서 개인의 경우 연소득 17,236달러, 4인 가족의 경우 연소득 35,535달러 이하의 경우 가입 조건이 된다. 캘리포니아, 뉴욕, 뉴져지, 펜실베니아 등 36개 주와 DC(District of Colombia) 가 메디케이드 확장을 선택했다. 텍사스, 플로리다를 포함한 14개 주는 메디케이드 확장을 하지 않아 소득 기준이 훨씬 낮고 장애나 임신 등 별도의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실업률 상승으로 인한 보험 미가입자 비율은 메디케이드 비확장(Medicaid Non-Expansion) 주에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케이드로 보험 미가입자에게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치료 제공 노력

미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섭게 퍼진 이유 중 하나로 미국인들이 검사비/치료비를 우려해 병원을 찾지 않은 점이 꼽힌다. 때문에 많은 주에서 주민들에게 메디케이드 보험을 통해 검사 및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애리조나와 아이오와는 메디케이드 보험료를 일시적으로 면제하고 연간 갱신을 하지 않아도 가입을 유지시키고 있고, 유타와 오클라호마는 메디케이드 근무 규정을 일시적으로 연기했다. (메디케이드 근무 규정: 일하지 않고 보험 혜택만 받는 경우를 제한하기 위해 여러 주에서 메디케이드 가입 조건에 일정 시간 이상 근무하거나 구직활동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메디케어(Medicare) 보험도 코로나 관련 검사 및 치료를 커버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보험 미가입자가 늘어나는만큼 코로나 확산을 저지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이들을 최대한 흡수하려고 하고 있다.

2010년 오바마 케어의 출범 이후로 미국의 보험 미가입률은 꾸준히 감소해왔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로 많은 이들이 직장 보험을 잃게 되면서 건강 보험의 사각지대로 떠밀릴 위기에 처했다. 정부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아시아를 지나 유럽과 미국 등 세계 전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3월 21일 기준, 미국 내에서는 뉴욕,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3개 주에서 이미 필수적인 활동 외에 이동을 제한하는 "Shelter in place", "Stay at home" 조치가 시행되었고, 오하이오, 코네티컷, 뉴져지 등 여러 주가 곧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미 스타벅스와 맥도널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체인에서는 대면 주문을 없애고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와 픽업(pick-up) 만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최소 수개월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많은 산업들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 중 앱 기반 서비스들의 위기와 기회에 대해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Source: Buffalo News

위기를 맞은 모빌리티 앱 - 우버(Uber) 라이드 최대 70% 감소, 버드/라임 스쿠터 서비스 일부 중지

지난 목요일(3/19) 우버의 CEO Dara Khosrowshahi는 투자자들과의 통화에서 시애틀 등 일부 도시에서 라이드 수가 최대 60-70% 감소했다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8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하며, 의약품이나 생필품 배송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우버와 리프트는 다른 승객과 함께 타는 우버 풀(Uber Pool), 리프트 라인(Lyft Line)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지시키기도 했다.

공유 전기스쿠터 회사 버드(Bird)와 라임(Lime)도 수요 감소로 대부분 지역에서 서비스를 일시 중지했다. 3/20 기준 라임은 미국과 유럽 대부분 지역을 포함해 20여개국의 서비스를 중지했고, 버드 역시 미국의 6개 도시와 유럽 전역에서 서비스를 중지했다. 공유 전기스쿠터 시장은 겨울에 수요가 줄고 날씨가 풀리면 수요가 증가하는 계절적 변동성(seasonality)이 매우 큰 시장이다. 봄이 오는 시기에 닥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이들 회사에게 크나큰 위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Source: apptopia

식료품 배달앱 다운로드 급증 > 음식 배달앱 다운로드 정체

앱 조사업체 앱토피아(apptopia)에 따르면 식료품 배달앱은 다운로드가 기록적으로 폭증한 반면 음식 배달앱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3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인스타카트(Instacart), 월마트 그로서리(Walmart Grocery), 쉽트(Shipt)의 다운로드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3월 15일 기준 각 앱의 다운로드수는 전월 대비 218%, 160%, 124% 증가했다고 한다. 외출을 기피하면서 식료품 배달 주문건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음식배달 서비스인 도어대시(Doordash), 우버이츠(Uber Eats), 그럽허브(Grubhub), 포스트 메이츠(Postmates) 의 다운로드수는 3월 초 살짝 증가했다가 오히려 정체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앱토피아는 이를 높은 가격(배달비와 팁 등 기타 비용에 따른)과 식품 안전에 대한 낮은 신뢰도 때문으로 해석했다. 외식 수요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급감했기 때문에, 이들 음식배달앱이 외식 수요의 일부를 흡수할 수 있을지 지켜볼만 하다.

원격근무 앱 - 슬랙, 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폭발적 성장

대부분의 회사가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커뮤니케이션 앱과 화상회의 앱들은 폭발적인 수요 급증을 경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기업용 협업 솔루션 팀스(Teams)는 지난 주에만 사용자수가 1,200만 명 증가했고, 기업용 메시징 앱 슬랙(Slack)은 약 7,000개의 기업이 유료 고객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화상회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줌(Zoom) 역시 사용자수가 급증하며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용 솔루션을 무료로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기업 고객을 유치하고 있고 시스코(Cisco) 등 전통의 강자들도 인프라 확충을 통해 사용자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이번 기회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옐프(Yelp)에서 발표한 검색 기록 변화가 인상적이라 아래에 첨부했다. 운동기구, 식료품, 약국과 함께 총기류 검색이 늘어난 것이 인상적이고, 맥주집, 커피집, 미술관 등 외식 및 야외 활동이 크게 감소했다.

Source: Yelp

시애틀,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을 시작으로 미국 본토에서도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 되어 3/13 기준 확진자는 1,700명을 돌파했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개학을 연기하거나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기로 결정했고, 회사들은 앞다투어 재택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 전역에서의 항공편을 중지시키는 등 강경한 대응을 시행중인데, 의료 시스템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미국의 특성상 최대한 상호간의 접촉을 막아 전염 속도를 늦추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격리 전략에 따라 원격의료 기술이 코로나 진단의 주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연방 규제를 일시적으로 면제해 더 많은 의사들이 원격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화요일, 마이크 펜스(Mike Pence) 부통령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건강 보험사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치료비를 전액 부담할 것이며 원격의료 서비스를 적극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펜스는 Laboratory Corp. of America Holdings 와 Quest Diagnostics Inc. 가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으로, 곧 4백만 명이 테스트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원격의료를 통해 일차적인 검진을 진행하고 의심 환자들만 병원에서 치료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염성이 대단히 높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성 상 원격의료는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매우 좋은 솔루션으로 보여진다. 때문에 정부와 건강 보험사들도 적극적으로 이를 장려해 병원에서의 의도치 않은 확산을 막는 한편 조기에 확진자를 진단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발빠르게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지난 몇일간 사용자수가 폭증하는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암웰(AmWell)과 텔라닥(Teladoc)의 원격 의료 서비스의 사용량은 40-50% 증가했고, 컨시어지 서비스 원메디컬(OneMedical)은 지난 2주간 디지털 플랫폼 사용량이 51% 증가했다고 밝혔다. 원격진료 서비스 포워드(Forward)의 자가진단 서비스는 사용자가 지난 이틀간 400% 증가하기도 했다.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기 때문에 원격진료 서비스들의 사용량은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원격의료 서비스는 복잡한 규제와 소비자들의 인식 부재로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19년 중반 J.D Power 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불과 10% 미만이 원격의료 서비스 사용 경험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원격의료 서비스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기존 의료의 보완재/대체제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면서 의료 서비스의 주류에 진입할 기회를 얻었다.

미국에서 병원에 방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원/의사를 찾아야 하고, 예약 없이 방문했다가는 몇시간씩 기다리기 쉽상이다. 당일/내일 예약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몇일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한다. 또한 전문의(Specialist)에게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주치의(PCP: Primary Care Physician)를 먼저 방문해 진료의뢰서(Referral)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치료를 받기까지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비된다. (* 보험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PPO보험의 경우 진료의뢰서 없이 전문의를 바로 내원할 수 있고, HMO보험은 주치의를 먼저 방문하게 되어 있다. 자세한 설명은 지난 포스트 확인)

기술을 활용한 효율적인 서비스로 병원 방문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하는 회사가 있다. 원메디컬(One Medical)은 연 200달러의 멤버십으로 PCP(*주치의에 해당, 보통 내과, 가정의학과 혹은 소아과 의사를 지정해 정기 검진을 받거나, 추가 진료가 필요할 때 PCP에게 진료의뢰서를 받아 전문의를 찾는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입자는 원메디컬의 어떤 병원이든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고, 당일 방문 예약은 물론 24시간 온라인 상담도 받을 수 있다. 현재는 뉴욕, 로스엔젤레스,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9개 대도시에 70여 개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원메디컬은 지난 1월 31일 IPO 이후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2월 7일 기준 시가총액 33억 달러를 돌파했다.

긴 예약 대기 시간(환자), 과도한 업무 강도(의사), 가성비(고용주) - 최신 기술 도입으로 해결

원메디컬은 내과 전문의 탐 리(Tom Lee)가 2007년에 설립했는데, 각 이해관계자의 불편을 파악하는데서 시작했다. 환자들은 예약이 어렵고 진료 시간이 원래 예약 시간보다 지체되는 경험이 잦았다. 의사들은 진료 건당 소득이 발생했기 때문에 긴 업무 시간과 혹독한 강도를 견뎌야 했다. 한편 의료 보험을 제공하는 고용주(*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의료 보험을 제공한다) 입장에서는 직원들에게 적정한 비용에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원메디컬은 이런 문제들을 엮어 기술을 접목한 의료 서비스로 해결책을 제시했다.

원메디컬은 먼저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통해 환자들이 쉽게 당일 예약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처방전이나 검사 결과 등 의료 기록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24시간 채팅을 통해 원격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본인의 주치의와 상담할 수 있도록 한다. 원메디컬 병원들은 교통 요지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환자들은 당일 예약을 하고 쉽게 방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앱을 통해 방문 없이도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원메디컬은 고도화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관리비용을 감소시키는 한편, 원메디컬의 어느 병원에서도 연속성있는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여기에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해 개인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사들이 결과를 예측하고 이에 맞는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한가지 독특한 점은, 원메디컬은 의사들에게 월급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일반적으로 성과제를 시행하는 다른 병원/회사들과 다른 점이다. 의사들이 더 많은 환자를 보도록 진료를 재촉한다던지 과중한 업무 부담을 겪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질 높고 일관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원메디컬은 B2C 보다는 대형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B2B 모델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들은 직원들이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아 건강을 유지하기를 원한다. 이는 직원들의 성과에 연관되어 있기도 하지만, 직원들이 아플 때 발생하는 의료 비용 차원에서도 문제가 된다. 잘 알려져 있듯이 아마존(Amazon), 제이피 모건(JP Morgan)과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는 헤이븐(Haven)이라는 조인트 벤처를 만들어 직원 대상 의료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원메디컬 멤버십을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기업은 6,000여 개로 가입자가 4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메디컬은 기업 고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재구매율(Retention)이 97%라고 밝힌 바 있다.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2019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약 2억 달러에 손실 3천 4백만 달러를 기록한 원메디컬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있고, 대도시 이외로의 확장 가능성에 물음표가 있다. 또한 헬스케어 업계 전반에 부는 원격의료 열풍과 아마존을 필두로 한 대기업들의 진출로 인한 지각변동도 큰 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원메디컬이 제공하는 만족도 높은 사용자 경험은 치열한 경쟁을 극복하는 무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원메디컬의 클리닉들은 마치 스파처럼 아름다운 공간으로 유명한데, 편리한 예약 시스템과 합쳐져 기존의 불편하고 괴로운 병원 방문 경험이 있는 고개들에게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높은 고객 충성도로 이어지고 있다.

원메디컬의 성공은 기술을 통한 조금 더 나은 서비스가 전통적인 산업에 큰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소한 듯 보이는 부분을 개선해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 도입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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