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빅데이터를 비롯한 혁신 기술의 보편화는 전통적인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주택 보험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등장해 주택 보험 시장을 혁신하고 있는데, 이중 가장 주목을 받는 회사는 레모네이드(Lemonade)라고 할 수 있다. 2015년 설립된 레모네이드는 세입자 보험(Renter's Insurance)과 주택 보험(Home owner's Insurance)을 제공하고 있는데, 블로그를 통해 최근 누적 보험 판매 120만 건, 연간 반복 매출(ARR: Annual Recurring Revenue)이 2019년 말 기준 1억 달러를 넘었다고 밝혔다. 레모네이드는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2019년 4월 2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의 반열에 올랐고, 현재는 IPO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택 보험(Home owner's Insurance)은 본인이 소유한 주택에 대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으로, 보험료 평균은 월 100달러이나 지역, 크기, 건축 연도 등에 따라 편차가 크다. 미국에서 집을 렌트해서 거주하는 경우엔 세입자 보험(Renter's Insurance)에 가입해 재난, 사고나 도난으로 인한 재산 피해에 대비할 수 있다. 법적으로 필수는 아니지만 아파트에서 세입자 보험을 요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개인 간 계약에서도 세입자 보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보험료는 월 10-25달러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주택 보험과 세입자 보험을 합친 전체 시장은 약 천억 달러(한화 약 120조 원) 규모로 대형 보험사인 가이코(Geico), 스테이트 팜(State Farm), 올스테이트(Allstate), 리버티 뮤츄얼(Liberty Mutual) 등이 수십년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주택 보험뿐만 아니라 자동차 보험, 자산 보험도 취급하지만 레모네이드는 주택 보험에만 집중하고 있다. 레모네이드의 세입자 보험 시장 점유율은 약 10%로 추정된다.

레모네이드의 창업자 Shai Wininger(좌)와 Daniel Schreiber

연쇄 창업가들에 의해 설립된 레모네이드

레모네이드는 테크 업계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두 창업자에 의해 설립되었다. Daniel schreiber는 무선 충전 기술회사 파워매트(Powermat)의 회장직과 샌디스크(Sandisk)의 임원직을 역임한 바 있고, Shai Wininger는 레모네이드 이전 이미 6개의 회사를 창업했다. 상대적으로 보험 산업에 대한 경험은 부족했지만 이들은 기술이 가져올 가능성을 보고 2015년 회사 설립을 결정했다. 그 가능성은 유명 투자자들도 공감하는 바였던지 세콰이어 캐피털(Sequoia Capital)이 1,300만 달러의 초기 투자를 진행했고 이어 XL Innovate, General Catalyst 등 벤처캐피털과 구글(Google), 알리안츠(Allianz), 소프트뱅크(Softbank) 등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강점은? 챗봇과 인공지능으로 쉽고 빠르게 가입과 청구를 해결

레모네이드 보험 가입은 앱에서 마야(Maya)라는 상담사와의 채팅을 통해 진행된다. 사진도 있어 마치 진짜 사람과 대화하는 것 같지만 마야는 사실 챗봇이다. 마야는 질문들을 통해 신규가입자의 입력 사항을 수집해 보험 내용을 구성한다. AI와 행동 심리학을 적극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챗봇 마야는 개인화된 질문과 응답 보기를 제공해 빠른 가입을 돕는다. 직접 사용해본 경험으로, UI나 대화의 내용, 보험 정책의 설명까지 매우 자연스럽게 설계돼 사용해본 챗봇 중 가장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레모네이드는 단 90초만에 가입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데, 대형 보험사와 상대하기 위해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경험이 적어도 한 번은 있을 미국인들에게는 아주 큰 강점으로 다가오는 부분이다.

사고가 발생해 보험 청구를 해야하는 경우에는 챗봇 짐(Jim)이 처리한다. 마야와 비슷하게 채팅을 통해 보험 청구를 하면, AI가 이 청구가 사기는 아닌지, 보상 규모는 적정한지 등을 판단해 승인 혹은 거절한다. 수 초안에 승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그 속도와 효율성이 매우 놀랍다. 기술을 적극 활용한 덕분에 경쟁사 대비 보험료 역시 저렴한 편이다.

레모네이드의 챗봇 마야와의 대화 화면

보험사에서 중요한 지표는 손해율(Loss Ratio)라고 하는데, 이는 보험료 1원당 지급된 보험 청구액을 말한다. 레모네이드는 블로그에서 사업 초기 보험 산업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실수가 많았던 점을 인정하면서 2017년 초에는 보험료 1달러당 무려 3.68 달러의 청구액을 지급했다고 공개했다. 가입자당 큰 손실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 368%의 손해율은 빠르게 감소해서 최근인 2019년 3분기에는 78%로 감소했다고 한다. S&P에 따른 탑 20 보험사의 평균 손해율이 82.34%라고 하니, 레모네이드는 빠른 시간 안에 업계에서 높은 수준의 효율성을 갖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레모네이드가 밝힌 주요 수치는 100만 앱 다운로드, 고객 응답 건 31만 건(18만 건은 AI를 통해, 13만 건은 직접 통화), 보험 청구 3만 건(97%는 AI 기술 적용해 처리) 등으로,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전체 사업에 얼마나 녹아있는지 잘 보여준다. 레모네이드의 눈부신 성장은 다른 시장에서 산업에서 고군분투하는 AI 스타트업들의 좋은 귀감이 될 것 같다. 

환경에 대한 우려와 건강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식물성 재료로 만든 대체육(혹은 가짜고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를 이끄는 두 회사가 있는데, 비욘드 미트(Beyond Meat)와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이다. 두 회사는 완두콩과 대두콩을 베이스로 해 식물성 단백질, 코코넛/해바라기 오일, 감자 전분 등의 재료를 혼합해 고기의 식감과 맛을 재현한 제품을 개발해, 햄버거 패티 형태의 제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두 회사는 식물성 대체육을 통해 보다 건강한 식재료 공급 및 가축 감소로 지속적인(sustainable) 지구 환경 개선이라는 미션을 공유하고 있다. 임파서블 푸드의 주장에 따르면 임파서블 버거(Impossible Burger)는 비슷한 소고기 패티보다 96% 적은 대지(land)와 87% 적은 물을 사용하면서 89%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고 한다. 730만 명에 달하는 미국 내 채식 인구(Vegetarian)에, 축산업의 환경 오염 개선에 동감하는 소비자가 더해져 대체육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바클레이(Barclay)는 대체육 시장이 10년 내에 1400억 달러(한화 약 16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두 회사의 소개는 이미 다른 많은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제품(햄버거 패티 제품)과 비지니스 상의 차이를 표로 비교해보려고 한다. 

제품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
비건(Vegan) O O
GMO X (non-GMO) O (GMO 대두콩 사용)
할랄 / 코셔 (Halal / Kosher) * X O
주요 단백질원 완두콩, 쌀 단백질 대두 단백질
영양분 함량

* 할랄: 이슬람 율법에 따라 가공된 식품; 코셔: 유대교 율법에 따라 가공된 식품 

원재료에 있어 단백질원이 다르고, 자체 노하우를 첨가한 부분 - 비욘드 미트는 코코넛 오일로 풍미 추가, 임파서블 푸드는 heme 성분으로 고기의 피흘리는 효과 재현 - 이 있지만 큰 부분에서는 비슷해보인다. 여러 리뷰를 보면 맛과 질감에 있어서 어느 한 쪽에 크게 치우치기보다는 개인적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모습이다.

회사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
CEO Ethan Brown Patrick O'Reilly Brown
설립연도 2009 2011
본사 El Segundo, California Redwood City, California
기업 가치 67억 달러 (2020년 1월 19일 나스닥 기준) 30억 달러 추정 (2019년 12월 기준)
주요 투자자 빌 게이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클라이너 퍼킨스(KPCB: 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 빌 게이츠, 구글 벤처스, 테마섹(Temasek),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버거 패티 외 제품군 비욘드 소세지(Beyond Sausage), 비욘드 비프(Beyond Beef), 비욘드 비프 크럼블(Beyond Beef Crumbles) 소세지, 치킨 대체 제품 개발중

두 회사 모두 든든한 투자자들을 주주로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비욘드 미트가 먼저 상장에 성공하며 더 높은 기업 가치로 앞서가는데 성공했다. 제품군의 경우에도 비욘드미트가 먼저 다각화에 성공했지만 버거 제품 외의 매출 기여는 미미한 상황이다.

사업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
2019년 매출액 2억 4천만 달러 (예상) 비공개
주요 판매국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네덜란드, 홍콩, 싱가폴 미국, 홍콩, 마카오, 싱가폴
주요 패스트푸드 파트너 KFC, 서브웨이(Subway), 칼스 주니어(Carl's Jr.), 던킨 도너츠, 우노 핏제리아(Uno Pizzeria & Grill) 버거킹, 애플비(Applebee's), 화이트캐슬(Whitecastle), 우마미 버거(Umami Burger), 치즈케익 팩토리
주요 리테일 파트너 테스코(Tesco), 훌푸드(Whole Foods), 세이프웨이(Safeway), 타겟(Target) 세이프웨이(Safeway), 크로거(Kroeger), 겔슨스(Gelson's Market)

두 회사가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과의 파트너십을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임파서블 푸드는 맥도널드와의 사업 제휴를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 조건에 이견이 컸고 맥도널드가 임파서블 푸드의 안정적 공급 능력에 의문을 가졌다는 얘기가 있다. 비욘드 미트는 맥도널드의 캐나다 일부 지점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가 큰 관심을 받으며 폭발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손실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비슷한 규모의 식품 기업에 비해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목소리도 크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는 이들의 제품이 회사들의 주장과는 다르게 더 건강한 식재료는 아니라는 우려섞인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가 회의적인 시선을 넘어 대체육 시장의 선도적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지난 11월 12일,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Disney Plus)가 화려하게 런칭했다. 서비스 첫날 천만 명이 가입해 단숨에 HBO Now와 CBS All Access 서비스 가입자수를 넘었다.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 Cowen&Co.는 보고서를 통해 디즈니 플러스의 가입자가 한 달만에 2천 4백만에 도달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는 기존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컨텐츠 왕국 디즈니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타워즈 세계관의 TV 시리즈 만달로리안(Mandalorian)의 성공으로 구전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디즈니 플러스의 등장으로 넷플릭스가 진정한 경쟁자를 만났다는 평이 지배적인데, 또다른 컨텐츠 공룡 AT&T(2018년 타임 워너 인수)가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또다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 앱 다운로드 4천만, 매출액 9,720만 달러 (60일 기준)

앱 시장 조사업체 센서타워(SensorTower)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는 출시 후 두 달 동안 전세계에서 4천 백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고 한다. 같은 기간 동안 앱스토어를 통해 발생한 매출은 9,720만 달러에 이른다. 이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네덜란드 시장을 포함하는 수치다. 미국 시장으로 좁히면 다운로드 수는 3천만으로, 독보적으로 높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는데 2위인 틱톡(TikTok)의 두 배를 넘었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에게 가입자 백만 명 뺏겼다

앞서 언급한 Cowen & Co의 레포트에서 넷플릭스 가입자 백만 명이 디즈니 플러스로 이탈한 것으로 추산됐는데, 이는 넷플릭스 가입자의 5.8%에 해당한다. 한편 디즈니 플러스 가입자의 80%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둘 다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디즈니의 컨텐츠 제공 여부에 따라 넷플릭스에게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디즈니는 마블(Marvel), 픽사(Pixar), 스타워즈(Star Wars) 등의 인기 컨텐츠에 더해 저렴한 가격(6.99달러, 넷플릭스의 경우 기본 8.99달러)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해외 시장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데, 디즈니 플러스가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다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인기 컨텐츠의 이탈

넷플릭스에게 더 큰 문제는 인기 컨텐츠들이 넷플릭스를 떠나 경쟁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디즈니는 2년전부터 컨텐츠 제공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있다. 마블의 IP를 활용한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 등의 티비 시리즈는 이후 시즌 제작이 취소된 바 있다. 또한 넷플릭스의 재생 시간 중 큰 부분을 차지하던 프렌즈(Friends)는 2019년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었고, 오피스(The Office)는 2020년이 이후 NBC 서비스로 이동이 확정되었다. 넷플릭스 전체 플레이타임의 절반 이상은 봤던 프로그램을 재시청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런 인기 프로그램의 이탈은 서비스 매력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넷플릭스 오리지널(Netflix Original) 컨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 플러스, 새로운 컨텐츠 지속 출시가 핵심

디즈니 플러스는 출시 이후 더할 나위 없는 2달을 보내며 단숨에 2위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출시 초기의 반짝 인기일지 넷플릭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컨텐츠 출시 여부에 달렸다고 보여진다. 만달로리안 시즌1 종료 이후 이렇다할 티비 시리즈의 부재로 사용자의 이탈이 계속된다는 기사도 있었다.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방영에 따라 가입자수가 요동치는 HBO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 두개의 인기 시리즈에 의존하는 서비스에는 한계가 있다. 서비스 첫 해 디즈니 플러스는 500개 영화와 7,500개 티비 시리즈를 제공할 계획인데 이는 넷플릭스의 4,000개 영화, 47,000개 티비 시리즈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디즈니의 IP를 활용한 질높은 컨텐츠를 통해 양보다 질로 승부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 플러스는 컨텐츠의 힘으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마블과 픽사, 스타워즈의 힘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사용자의 이탈을 막으면서도 새로운 컨텐츠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월 10일, 캐스퍼(Casper)가 뉴욕 증권거래소(NYSE: New York Stock Exchange)에 상장 서류(S-1)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주당 공모가 17-19달러, 19달러 시 기업가치 7억 6천만 달러, 1/27 기준). 2014년부터 온라인을 통해 박스에 담긴 매트리스를 판매하기 시작한 캐스퍼는 D2C(Direct to Customer) 스타트업의 선두주자로 이름을 널리 알리며 승승장구했다. 누적 140만 개가 넘는 매트리스를 판매했고, 오프라인 매장 수는 60개를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2018년 매출 3억 5천 7백만 달러(한화 약 4천억 원), 2019년 3분기 누적 매출 3억 천 2백만 달러를 달성했다.

하지만, 매트리스 시장이 기존의 강자인 설타 시몬스(Serta Simmons), 온라인 업체 퍼플(Purple)과 넥타(Nectar) 뿐만 아니라 아마존과 월마트의 자체 브랜드까지 합세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캐스퍼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캐스퍼는 상장을 통한 자금 유입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는 한편 오프라인 스토어를 늘리고 해외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려 한다.

Source: Casper

흑자 전환은 아직 먼 길 - 2018년 매출 3억 5,800만 달러, 손실 9천만 달러

S-1 서류에 따르면 캐스퍼의 2018년 매출은 전년 대비 42% 상승한 3억 5,800만 달러였고, 손실은 9,210만 달러로 역시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2019년 3분기까지 매출과 손실은 각각 3억 1,230만 달러, 6,74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이런 추세를 볼 때 캐스퍼가 빠른 시일 안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새롭게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추이를 지켜보면 이전과는 다른 경향을 볼 수 있는데, 많은 비용으로 폭발적 성장을 드라이브하던 기업들에 대한 평가가 박해졌다는 것이다. 최고의 기대주였던 우버(Uber)와 리프트(Lyft), 슬랙(Slack)의 주가가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볼 때 투자자들이 적자 기업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다고 보여진다. 때문에 캐스퍼의 흑자 전환에 대한 로드맵이 얼마나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IPO 후의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케팅 통해 성장 견인, 인플루언서가 떠나면 위기 찾아올수도

캐스퍼의 성장은 세련된 마케팅의 영향이 컸는데, 2016년부터 4억 달러가 넘는 마케팅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총이익(Gross Profit)의 73%는 세일즈 및 마케팅 비용으로 재투자되었다. 캐스퍼의 마케팅 전략은 1달러 당 3달러의 매출을 가져올 만큼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앞으로도 그럴지는 미지수다. 경쟁자들이 빠르게 캐스퍼의 성공 사례를 따라잡고 있는 한편 소셜 마케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S-1 서류의 위험 요소(risk factor) 섹션에서 캐스퍼는 소셜 미디어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자칫 기업의 명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이탈 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수면 기업으로 도약 계획, 4,320억 달러의 세계 수면용품 시장 목표

캐스퍼는 베개와 이불 뿐만 아니라 수면등, 침대 프레임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이를 통해 종합 수면용품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려고 하는데, "Casper, the Sleep Company"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적극 도입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캐스퍼가 잠이 들고 깨기까지 모든 시간을 아우르는 제품군을 계획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면을 돕는 가습기, 백색 소음기로부터 수면무호흡증 치료기, 수면 모니터링 기기, 알람 시계 및 앱 등이 열거되어 있다. 이들을 합해 미국 내 시장 규모 790억 달러, 세계 시장 규모 4,320억 달러의 수면용품 시장을 타겟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캐스퍼는 투자 설명서를 통해 기존 7개국에서 20개국으로 진출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ource: Casper

캐스퍼가 상장을 발판삼아 매트리스를 넘어 수면용품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또한 캐스퍼의 상장은 다른 D2C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캐스퍼의 IPO가 성공적이라면 와비 파커(Warby Parker), 어웨이(Away) 등의 D2C 기업들이 같은 길을 뒤따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2019년이 며칠 남지 않은 가운데 스타트업 전문 플랫폼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에서 2019년 탄생한 유니콘 기업들을 정리한 기사를 발표해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2019년에는 총 142개의 기업이 10억 달러(한화 약 1조 천억)가 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의 반열에 올랐다. 이는 2018년 158개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2017년 102개보다는 증가한 수치다. 나라별로는 미국이 78개로 과반을 차지했고 중국이 22개로 뒤를 이었다. 브라질(5개), 독일(5개), 영국(4개), 이스라엘(4개), 인도(4개) 가 3등 그룹을 형성했다. 중국 내 새롭게 등장한 유니콘의 수는 2018년 58개 대비 크게 감소해 미국과의 격차가 다시 크게 벌어졌다.

Source: Crunchbase

총 투자금액 851억 달러로 전년 대비 500억 이상 감소

위의 142개의 유니콘 기업들이 모집한 투자금은 총 851억 달러로 2018년의 1,390억 달러는 물론 2017년 938억 달러보다 감소했다. 2018년엔 2건의 초대형 투자 라운드 -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의 140억 달러 투자유치와 쥴(Juul)의 128억 달러 투자유치 - 가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크게 감소한 것이다. 지난 9월 위웍(WeWork)이 상장 계획을 철회한 여파일 수도 있다.

기업가치 순 - 우버 ATG(73억 달러), JD Health(70억 달러),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62억 달러) 순

2019년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로 투자 유치를 받아 새롭게 유니콘의 지위를 획득한 기업들은 금융 서비스, 이커머스, 빅데이터 분석, 자율주행 및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분포되어 있다. 우버의 자율주행 부문을 분사시킨 우버 ATG(Uber Advanced Technologies Group)가 73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1위에 위치했는데, 지난 4월 소프트뱅크(Softbank)와 덴소(Denso) 등으로부터 1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 뒤를 JD Health - 중국 이커머스 업체 징둥(JD)의 헬스케어 부문 스핀오프 - 와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이터 브릭스(Databricks)가 뒤따랐다. 우버의 전 CEO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의 스마트 주방 스타트업 클라우드키친(CloudKitchens)와 자율주행 기술 기업 리비안(Rivian)도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The RealReal

상장(IPO)을 통해 유니콘으로 - 10X Genomics, Vir Biotechnology, The RealReal 등

여섯 회사는 상장을 통해 유니콘의 지위를 획득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 투자 라운드보다 높아진 기업 가치로 상장에 성공했는데, 특히 유전체 분석 플랫폼 업체 10X Genomics의 경우 가장 최근 투자 대비 189%나 높은 기업가치(37억 달러)를 달성했다. 그 뒤를 인공지능을 이용해 감염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비르 바이오테크놀로지(Vir Biotechnology), 중고 명품 판매업체 더 리얼리얼(The RealReal), 기업용 회계 솔루션 빌닷컴(Bill.com)이 이었다.

투자자의 경우 인사이트 파트너스(Insight Partners)가 13건의 투자에 참여했고 스파크 캐피털(Spark Capital)과 타이거 글로벌(Tiger Global Management)가 11건, NEA(New Enterprise Associates), 구글벤처스, 제너럴 애틀랜틱(General Atlantic)과 SV Angels가 10건의 투자에 참여했다. 그 뒤로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나 세콰이어(Sequoia Capital) 등 명망있는 투자자들의 이름이 보인다.

Source: Crunchbase

 

2019년은 우버(Uber)와 리프트(Lyft)를 필두로 대형 IPO가 줄을 이은 한 해였다. 슬랙(Slack), 줌(Zoom),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 등 기업용 B2B 솔루션부터 리봉고(Livongo), 체인지 헬스케어(Change Healthcare), 펠로톤(Peloton) 등 헬스케어, 소셜네트워크 업체 핀터레스트(Pinterest)와 대체 육류 스타트업 비욘드 미트(Beyond Meat)까지 분야도 다앙했는데, 이들이 IPO를 통해 모집한 자금은 500억 달러(한화 약 60조 원)에 달했다. 2020년에도 흐름이 이어져 대형 IPO들이 줄이을 것으로 예상돼 주요 회사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Source: HBR Staff/Westend61/Getty Images

에어비앤비(Airbnb)

작년 포스팅에서 에어비앤비가 2019년 IPO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는데, 에어비앤비는 결국 내년을 기약했다. 서비스 내에서 사건과 사고가 반복되며 신뢰도 이슈가 발생했고, 앞서 상장한 리프트, 우버, 슬랙의 주가가 상장 후 오히려 떨어지는 것을 보며 아직 시기가 이르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로이터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현재 10만개의 도시에 7백만이 넘는 리스팅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액티비티 상품을 파는 Experiences 서비스를 확장하는 한편 지난 6월 럭스(Luxe)라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런칭하여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매출은 40억 - 5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며 기업 가치는 약 35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팰런티어(Palantir)

팰런티어 역시 작년 포스팅에서 언급된 바 있는데 2019년 페이스북에서 시작된 프라이버시 및 데이터 유출 이슈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2003년 피터 티엘(Peter Thiel)에 의해 설립된 팰런티어는 데이터 분석 영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며 기업과 미국 정부 등을 고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오사마 빈 라덴의 소재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2018년 매출액이 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67% 증가하는 빠른 성장세를 보였고, 최근 투자에서 26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팰런티어가 IPO계획을 철회하고 비공개 회사로 남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Source: Robinhood blog

로빈후드(Robinhood)

로빈후드는 수수료가 없는 증권 거래 앱을 제공하는 2013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2015년 3월 정식으로 런칭된 서비스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해 사용자수는 2018년 6백만을 넘어 최근 천 만을 돌파했다. 이는 기존 회사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줘 대형 업체인 찰스 슈왑(Charles Schwab)과 피델리티(Fidelity) 등도 증권 거래 수수료를 없앤 바 있다. 과거엔 성장에 초점을 두었다면 IPO를 앞두고 로빈후드는 사업을 다각화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금 계좌(checking/saving account)서비스를 시작하고 뉴스와 전문가의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 로빈후드 스낵(Snacks)과 골드(Gold)를 런칭한 것이다. 최근에는 1달러 단위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해 사용자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지난 7월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는 76억 달러로, 내년 IPO 시 100억 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포스트메이츠(Postmates)

포스트메이츠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온디맨드 음식 배달 스타트업으로 그럽허브(Grubhub), 도어대시(DoorDash), 우버 이츠(Uber Eats) 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점유율은 10%로 앞에 언급한 세 회사에 이어 매출 규모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음식 뿐만 아니라 제휴를 통해 식료품과 주류 배달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2011년 설립 이후 누적 투자금이 9억 달러에 달해 많은 투자자들이 있다는 점, 해당 시장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머니게임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포스트메이츠의 상장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2019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우버와 리프트의 상장 후 주가 하락, 위워크의 상장 실패로 인해 2020년으로 연기되었기 때문에, 2020년 연내에 상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캐스퍼(Casper)

온라인 기반 브랜드(Digitally Native Brand) 혹은 D2C(Direct To Customer) 브랜드의 선두주자 격인 캐스퍼 역시 2020년 IPO를 계획하고 있다. 캐스퍼는 2013년부터 온라인을 통해 매트리스를 팔고 있는데, 매트리스 가격은 재질과 크기에 따라 400달러부터 2700달러 수준으로 경쟁자 대비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매트리스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면 용품 전문 회사를 표방하는 "Casper, the sleep company"를 내세우며 베개, 침대 프레임, 수면등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스퍼의 2018년 매출은 3억 7천 3백만 달러, 2019년 매출은 5억 5천 6백만 달러로 예상된다. 캐스퍼는 2020년 상반기 IPO를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스타카트(Instacart)

위에 언급한 포스트메이츠와 비슷하게 온디맨드 식료품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스타카트 역시 2020년 IPO를 계획하고 있다. 인스타카트는 미국 내 50개 주에서 서비스되고 있어 경쟁 서비스 대비 가장 넓은 커버리지를 자랑한다. 최대 고객이던 훌푸드(Whole Foods)가 아마존에 인수되며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예측이 있었지만 다른 식료품 체인들과 파트너십을 늘려가며 순항하고 있다. 2018년에만 12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공격적인 확장을 계속하고 있는데 최근 기업가치는 80억 달러였다. 한편 CEO인 Apoorva Mehta는 인터뷰에서 비용이 꾸준히 감소해 배달 건당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는 유난히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IPO 진출이 많았는데 그중 하나인 리봉고 헬스(Livongo Health)에 대해 소개해보려 한다. 리봉고는 집에서도 효과적으로 당뇨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로, 현재 20만 명의 가입자가 사용하고 있다. 서비스에 가입하면 혈당 측정기가 제공되는데, 측정된 수치는 자동으로 업로드되어 리봉고의 데이터 분석 엔진을 거쳐 사용자들에게 적절한 건강 조언을 제공해 당뇨 관리를 돕는다. 가격은 월 68달러 수준인데 일반적으로 보험사에서 지급한다. 연구에 따르면 리봉고의 당뇨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21.9%의 의료 비용 감소를 가져왔다고 하니, 보험사 입장에서도 이득이라고 보여진다. 이러한 수치를 바탕으로 지난 7월 나스닥에 상장(ticker: LVGO)되었고, 모금한 3억 5천5백만 달러(한화 약 4천 2백억 원)를 바탕으로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Source: Livongo

리봉고 헬스는 2014년 Glen E. Tullman 이 창업했는데, Glen은 1997년부터 2012년까지 대형 EMR 회사인 올스크립트(Allscripts)의 CEO를 역임한 헬스케어 전문가였다. 올스크립트를 떠난 Glen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술을 통해 건강한 삶을 제공해줄 수 있는 서비스를 생각했고, 당뇨 분야로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당시 당뇨 환자는 3천만 명에 달했고, 이들은 평균적으로 1년에 단 2번 의사를 만나고 있었다.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은 Glen은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고, 그의 명성에 힘입어 리봉고는 General Catalyst로부터 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개시하게 된다.

리봉고의 당뇨 관리 서비스는 빠르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기업 고객들을 유치하며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게 된다. 아마존(Amazon), 타겟(Target), 페덱스(FedEx) 등이 직원들에게 리봉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효과는 여러 연구에서 뒷받침하고 있는데, 시카고의 한 병원에서는 리봉고 프로그램이 당뇨 관련 비용 17% 감소, 전체 의료 비용 11% 감소, 응급실 내원 비율 21% 감소 등의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참고로 당뇨를 포함한 만성 질환으로 인한 의료 비용은 미국 전체 의료 비용의 70%에 달한다.

2019년 3분기 매출 4천 6백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8% 상승

리봉고의 매출 상승 추이는 눈부시다. 지난 3분기 매출액은 4천 6백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8%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가입자 수는 20만 7천 명으로 전년 대비 118% 상승, 기업 고객 수는 772로 121% 상승이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보여주었다. 덕분에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크게 뛰었다.

리봉고는 지난 10월 연방 정부 공무원들에게 당뇨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맺어 2021년까지 4만 5천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원격의료 서비스인 MDLive와 Doctor on Demand와 제휴를 체결해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어, 리봉고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만성질환 관리로 사업 영역 확장 중

2018년 초, 리봉고는 고혈압(hypertension) 관리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고혈압은 당뇨에 이어 두번째로 흔한 만성질환으로 연간 관련 비용만 1,310억 달러에 달한다. 당뇨 환자의 과반수는 고혈압을 함께 앓고 있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여겨진다. 또한 체중 관리 서비스 레트로핏(Retrofit)을 1,860만 달러에, 정신 건강 관리 앱 마이스트랭스(myStrength)를 3,350만 달러에 인수하며 체중관리, 정신 건강 관리로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만성 질환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데이터를 함께 수집한다는 점은 리봉고의 큰 경쟁 우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0%는 한가지 이상, 40%는 2가지 이상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이 비율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전체 의료 비용의 70% 이상이 만성 질환 관리/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리봉고는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인공지능(AI)와 머신러닝(ML)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넷플릭스의 개인화된 추천처럼 의료 관련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원격 의료의 미래에 관심이 있다면 리봉고의 움직임에 주목하면 좋을 것 같다.

헬스케어 진출을 선언한 많은 회사 중에 아마존은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와 제이피 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와 함께 헬스케어 벤처 헤이븐(Haven)을 설립했고, 지난해에는 온라인 약국 스타트업 필팩(PillPack)을 7억 5천만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음성인식 서비스 알렉사(Alexa)를 통해 지속적으로 의료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는 한편 지난 9월부터 시애틀 지역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아마존 케어(Amazon Care)라는 이름으로 직접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의 아마존의 헬스케어 관련 움직임은 이전 포스팅에서 정리한 바 있다.

당일 배송을 가능케 하는 유통망과 아마존 웹서비스로 대변되는 인프라 및 데이터 분석 기술, 수천만 대 이상 판매된 에코(Echo) 스피커 등 아마존이 갖고 있는 힘은 시장 내 어떤 플레이어보다 강력하기 때문에 헬스케어 산업이 크게 영향받을 것은 자명하다. 테크 전문 매체 빌트인(Builtin)에서 아마존이 불러올 변화들을 예측한 글이 있어 소개해보려고 한다.

Amazon Care

협상력 및 가치기반 의료(Value-based care) 통해 비용 절감 효과 기대

헤이븐(Haven)은 설립 당시 인터뷰에서 과도한 의료비 지출(미국의 연간 의료비 지출은 3조 5천억 달러에 달한다)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헤이븐이 의사들과 직접 계약을 맺고 가치 기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해 비용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가치 기반 의료(Value-based care)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방식으로, 기존의 진료별 지급 모델(Fee-for-service)과 대조되는 개념이다. 가해진 시술/처방 건당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의사들의 과잉진료를 막으면서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지불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의사 서비스 제공자(Provider)와 직접 계약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인다. 아마존, 버크셔 해서웨이, JP 모건의 직원만 120만 명에 달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성공적으로 계약하게 된다면 기존 건강보험사들에게는 큰 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헬스케어 전문가 Ana Gupte는 헤이븐이 상당한 협상력을 갖고 있겠지만 제약 부분에서는 Pharmacy Benefit Management 회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진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직접 병원 운영으로 비용 절감 도모

아마존은 최근 아마존 케어(Amazon Care)라는 서비스를 통해 시애틀 지역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이피 모건 체이스 역시 사무실 내 건강 관리 센터(on-site health center)를 설치하고 의사, 간호사 및 의료진을 배치해 직원들이 편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형태는 큰 회사들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데, 의료 비용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경미한 질병으로 인한 결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Mercer의 조사에서 직장 내 클리닉을 설치한 회사 중 61%는 비용 절감에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고 71%는 직원들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헤이븐이 비용 절감과 고품질 의료 서비스 제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면, 이 서비스는 헤이븐을 공동 설립한 세 회사(아마존, 제이피 모건 체이스, 버크셔 해서웨이)를 넘어 다른 회사들에게도 폭넓게 제공될 수 있다. 헤이븐이 아마존이 보유한 식료품 체인 훌푸드(Whole Foods)에 약국을 열 수도 있다는 루머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들이 어떻게 더 효율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빅데이터와 물류/유통망은 최고의 무기

이제는 진부한 얘기일 수 있지만, 아마존이 가진 빅데이터 분석 능력과 유통망은 헬스케어에 가장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헬스케어 데이터는 빅데이터 기술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아마존은 이미 아마존 웹서비스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자연어처리(NLP),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등을 제공하고 있다. 헤이븐은 이미 관련 분야 전문가를 여럿 채용해 아마존의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할 준비를 마쳤다. 한편 아마존은 미국 전역에 하루만에 배송할 수 있는 유통망에 더해 필팩(PillPack) 인수를 통해 처방약까지 그 제품군에 포함시켰다. 다른 헬스케어 기업들에게 원격의료 분야에서 아마존과 경쟁하는 것은 매우 불공평한 전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의 경쟁우위는 수천만대 이상 팔린 에코(Echo) 스피커에서 더욱 커진다.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 알렉사(Alexa)는 계속해서 의료 관련 서비스를 추가하고 있는데, 알렉사는 기침 소리를 인식해 감기를 진단하기도 하고, 영국의 NHS(National Health Service)나 미국의 WebMD 같은 의료 서비스와 제휴해 의료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알렉사를 통해 환자 정보를 입력받는 어플리케이션도 테스트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등의 대기업들도 헬스케어에 적극 진출하고 있지만, 아마존은 공격적인 인수와 확장으로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빠르면 2020년 내에 아마존이 불러올 큰 변화를 목격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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