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테크 회사들은 헬스케어 분야에 큰 관심을 보이며 관련 인력을 영입하고 기업들을 인수하며 진출을 모색해왔다. 미국 GDP의 17.9%, 3조 5천억 달러 규모의 엄청난 시장이면서 인구의 고령화 등으로 더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자 하는 기업들의 관심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특히 아마존은 올해 적극적인 인력 영입과 기업 인수, 타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로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준비했는데, 2019년에는 이를 발판으로 보다 공격적으로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2018년 아마존의 헬스케어 진출 관련 내용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1월 30일, 버크셔 해서웨이, JP모건 체이스와 합작 헬스케어 회사 설립 발표

아마존은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와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 Co.) 와 합작으로 헬스케어 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의료비는 잘 알려진대로 매우 높은데 비해 그 품질은 가격에 미치지 못한다. 세 회사는 합작 회사가 50만 명 이상의 자사 직원들에게 단순하고 투명한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헬스케어 시스템은 매우 복잡하고 이를 개선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겠지만, 직원들과 가족들을 위해 의료 부담을 줄이는 것은 그만한 값어치가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며 장기적인 계획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거대한 세 회사의 협업 소식은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들 회사에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시그나 등의 주가는 최대 7% 하락했고 CVS, Wallgreens 등의 약국 체인들의 주가도 큰폭으로 하락했다. 당장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에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다른 회사들에 확장할 가능성이 크고, 헬스케어 업계 전반에 계속해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6월 28일, 온라인 약국 필팩(PillPack) 10억 불에 인수

아마존은 6월 온라인으로 처방약을 배송하는 필팩(PillPack)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필팩은 2017년 기준으로 4,000명의 환자에게 매출 1억 불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마존은 2017년 매출의 10배에 해당하는 10억 불을 지불하고 필팩을 인수했다. 2017년부터 아마존은 의약품 유통에 진출했는데, 이 인수를 통해 아마존은 미국 50개 주에서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얻음과 동시에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보유한 서비스를 확보했다. 한편, 아마존의 최대 경쟁자인 월마트(Walmart) 역시 필팩과 인수 협상 중이었으나 아마존이 더 높은 금액으로 월마트를 제치고 필팩 인수에 성공했다고 한다.


10월, 알렉사(Alexa)를 통해 감기를 파악하는 특허 출원

아마존은 음성인식 AI인 알렉사를 헬스케어 서비스와 연결하고자 한다. 10월 공개된 특허는 알렉사가 유저의 목소리를 통해 기침이나 감기를 파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특허 내용이 실제로 적용된다면 알렉사가 기침을 듣고 병원 예약을 해주거나 감기약을 주문하는 유즈 케이스를 상상해볼 수 있다. 미국에서만 5천만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마존의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에 탑재될 경우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27일, 의료용 빅데이터 플랫폼 Amazon Comprehend Medical 발표

11월, Amazon Comprehend Medical 이라는 서비스가 발표되었는데, 이는 구조화되지 않은 의료 기록에서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유의미한 의료 기록을 추출해내는 서비스다. 아마존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진단, 투약, 처방 등의 의료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고 하며, HIPAA 규정을 준수해 의료 정보 보호에도 문제제 없다고 한다. 이 정보들은 보통 전문가들이 긴 시간을 투입해서 찾아야 하는데, Amazon Comprehend Medical 서비스를 통해 짧은 시간에 전문가의 도움 없이 유의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시애틀에 위치한 Roche Diagnostics와 Fred Hutchinson Cancer Research Center 에서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성능이 개선될 것이라고 한다.


12월, 자가 건강 진단 스타트업 Confer Health 인수설

12월, CNBC는 아마존이 환자 스스로 건강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테스트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Confer Health를 인수할 수도 있다는 기사를 냈다. 아마존은 의약품 구매의 시발점이 되는 진단 단계에 진입하고 싶어하고, 이를 위해 Confer Health를 인수해 자가 진단 제품을 확보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미 필팩을 인수한 아마존으로서 이 움직임은 합리적인 것으로 보이는데, 자가 진단 키트를 판매하고 그 결과에 맞는 의약품을 필팩을 통해 배송한다면 환자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필요한 처방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 굵직한 뉴스 외에도 아마존은 다양한 회사들과 협업하고 있고, 의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포함한 수백명의 전문가를 채용해 관련 서비스와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2018년은 기반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2019년은 이를 출시하고 시장을 테스트하는데 중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이 만들 새로운 헬스케어 생태계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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