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이 건강에 필요하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지만 어떤 성분이 개인에게 필요한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마트에서 멀티비타민을 사지만 그 안에 든 수십개의 성분이 정말 다 필요한 것인지를 알고 사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D2C(Direct to Consumer) 붐을 타고 비타민/영양제 시장에도 주목받는 스타트업들이 등장했는데 그중 돋보이는 두 회사 리츄얼(Ritual)과 케어오브(Care/of)를 간단히 비교해보려고 한다. 온라인을 통해 비타민과 영양제를 판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다른 접근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미국 영양제 시장은 300억 달러를 넘는 규모로 추산된다.

꼭 필요한 영양소만 까다롭게, 리츄얼(Ritual)

리츄얼은 꼭 필요한 영양소만 넣어 까다롭게 만든다는 모토로 모든 제품을 비건(vegan), non-gmo, 글루텐 프리(gluten-free)로 제조한다. 전직 VC인 창업자 Katerina Schneider는 2016년 임신 중에 비타민들을 살피던 중 의문스러운 성분이 많다는 점을 확인하고 직접 믿을만한 제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과학자들을 영입해 사람들의 식습관을 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멀티 비타민 제품에 포함된 20개 이상의 성분은 이미 식사를 통해 충분히 섭취돼 불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결핍되기 쉬운 9개의 필수 영양소를 파악해 이를 한개의 알약에 담은 비타민을 출시했다. 가령 비타민C는 이미 식사를 통해 충분히 섭취한다고 판단해 리츄얼 제품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2016년 여성용 비타민을 시작으로 50세 이상, 임산부, 남성 제품으로 확장해 성별과 나이에 따라 7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가격은 한달치 60알 기준 30-35달러)

리츄얼은 연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제조 배경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제품에 포함된 성분과 함량, 제조원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보면 비타민 D3는 영국 노팅험에 있는 GHT Companies가 이끼를 이용해 제조하고 있고 오메가3는 캐나다의 Algarithm Ingredients 라는 회사가 해조 오일에서 추출한 것을 사용하고 있다. 알약 디자인도 이를 반영해 투명한 캡슐에 오일과 작은 알갱이가 담겨있다. 아름다운 제품 디자인 덕분에 SNS 를 통한 마케팅도 효과적으로 하고 있다.

리츄얼은 Forerunner Ventures, Norwest Venture Partners, NEA(New Enterprise Associates) 등으로부터 누적 4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개인화로 맞춤 영양제 제공, 케어 오브(Care/of)

보노보스(Bonobos)의 마케팅 임원 출신 Craig Elbert와 Akash Shah가 2016년 설립한 케어오브는 설문을 통한 개인 맞춤 추천을 핵심으로 한다. 사이트에서 간단한 설문을 마치면 개인의 식습관과 생활패턴, 성별과 나이에 맞춰 필요한 영양제를 추천해주는데 이 중에 원하는 것을 더하거나 뺄 수도 있다.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만큼 비타민 뿐만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 같은 다양한 영양제를 취급하고 있어 한 패키지에 2알에서 최대 14알까지 들어있다고 한다. 받는 영양제에 따라 가격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한달 기준 4-60달러라고 한다.

Craig는 인터뷰에서 건강 제품은 너무 지루하거나 의학적이라서 보다 친근한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보노보스에서의 경험을 살려 케어오브의 알약들은 다양한 색과 모양으로 디자인 되었고, 1회 분량으로 포장된 패키지는 고객의 이름과 함께 인사말이나 격언을 담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각 알약이 어떤 성분인지, 또 왜 필요한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누적 투자금 4천 6백만 달러를 유치한 케어오브는 지난 9월 독일계 제약사 바이엘(Bayer)에게 인수되었다. 바이엘은 2억 2천 5백만 달러에 케어오브의 지분 70%를 인수했다. 창업자들은 4년만에 성공적인 엑싯을 하게 되었다.

 

리츄얼과 케어 오브는 멀티비타민의 성분 정보를 얻기 어렵고 그 제조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비슷한 문제인식에서 시작해, 2-30대에 집중한 SNS 마케팅에 힘입은 D2C 모델이라는 점이 비슷하다. 통계에 따르면 영양제를 챙겨먹는 비율이 젊은층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제품에 있어서는 필수 요소에 집중해 한 알만 제공하는 리츄얼과 개인화 패키지를 제공하는 케어 오브는 차이가 있다. 타겟하는 고객층이 조금 다르다고 볼 수도 있다. 두 서비스 모두 사용자 경험에 있어 대단히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D2C에 관심이 있다면 눈여겨볼만한 서비스인 것 같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