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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in U.S

팰런티어 IPO서류 엿보기 - 7.4억 달러 매출, 6억 달러 손실

by yimjang 2020.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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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기업으로 손꼽히는 팰런티어의 상장서류가 테크크런치뉴욕타임스 를 통해 일부 공개되었다. 페이팔(Paypal) 마피아 중 한명인 피터 티엘(Peter Thiel)이 알렉스 카프(Alex Karp), 스테판 코헨(Stephen Cohen) 등과 설립한 팰런티어는 빅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로, 미국 정부와 FBI, CIA 등을 고객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향간에서는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 작전에 팰런티어의 기술이 사용되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2003년 설립 후 15년이 넘도록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이 베일에 쌓여 있다가 지난 7월 상장 서류(S-1)를 제출하면서 직상장(Direct listing) 방식으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팰런티어가 주주들에게 공유한 상장 서류가 테크크런치와 뉴욕타임스에 유출되면서 일부 내용이 알려졌는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2019년 매출 7억 4,200만 달러, 손실 5억 8,000만 달러 기록 (2018년 매출 5억 9,500만 달러, 손실 5억 8,000만 달러)
    • 전년 대비 매출 25% 상승, 영업손실률 78%
  • 2020년 상반기 - 정부 관련 매출 비율 53.5%, 전년 동기 45%에서 상승
  • 차등 의결권으로 피터 티엘과 창업자들이 의사결정권 지배
  • 직상장 방식으로 상장 추진. 단 직원들에 보호예수(Lock up) 적용 예정

설립 이래 쭉 적자 기록, 손실률은 줄고 있음

(단위: 백만 달러) 2018년 2019년 2020년 상반기
매출액 595 742.5 (YoY 25% ↑) 481 (YoY 49% ↑)
영업손실 580 580 167.6
영업손실률 97% 78% 35%

2019년 매출액은 7억 4,25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10억 달러를 이미 넘겼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기 때문에 기대보다는 다소 저조한 실적이다. 한편 영업손실률은 2019년 78%, 2020년 상반기 35%로 개선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수익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팰런티어가 유치한 누적 투자액은 30억 달러를 넘었다.

2020년 상반기 정부 관련 매출 53.5%, 전년 대비 상승

팰런티어의 사업이 정부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은 리스크로 꼽혀왔다. 때문에 팰런티어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혀 왔는데, 2020년 상반기 매출에서는 오히려 정부 관련 매출 비중이 증가했다. 보고서에 특별한 언급은 없지만 코로나 관련 프로젝트의 영향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또한 매출 증가는 대부분 기존 고객들에서 발생했고, 125개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출의 28%가 상위 세 고객에게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3단계의 차등의결권 구조, 창업자들에게 49.9% 의결권 부여

창업자들의 지분에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은 실리콘밸리 회사에서 일반적이지만 팰런티어의 경우는 좀더 독특하다. 1 의결권을 가진 Class A, 10 의결권을 가진 Class B 외에 창업자들에게 Class F 주식을 부여하는데, Class F는 전체 의결권의 49.999999%를 보장하는 특별 주식이다. 이를 통해 상장 후에도 창업자들이 이끄는 회사 문화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 팰런티어의 주장이다.

슬랙, 스포티파이와 동일한 직상장 방식

팰런티어는 직상장(Direct listing) 방식으로 기업 공개를 추진할 계획인데, 이는 앞서 스포티파이와 슬랙이 선택한 방법이다. 일반적인 상장은 신주를 발행하고 주간사를 포함한 일부 투자자들이 미리 정해진 가격에 인수를 약정함으로써 가격 변동을 억제하고, 기업은 자금을 수혈한다. 직상장은 이런 안전 장치가 없어 초기 가격 변동성이 높아질 리스크가 있지만 주간사의 높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직상장의 경우 보호예수(lock-up: 일정 기간동안 기존 주주의 주식 매도를 금지해 변동성의 지나친 상승을 억제하는 장치)가 없는 경우가 보편적이지만, 팰런티어의 경우 보호예수를 적용할 것이라고 한다.

 

 

팰런티어의 기업 가치는 꾸준히 상승해 지난 투자 유치 당시 20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오랫동안 주목을 받아온 빅데이터 분석 선도 기업이라는 기대감과,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이 맞물려 팰런티어의 상장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상장에 앞서 팰런티어는 본사를 캘리포니아 주 팔로알토에서 콜로라도 주 댄버(Denver)로 옮긴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