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버즈에 이어 또 하나의 온라인 기반 브랜드(혹은 Digitally Native Brand) 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여행용 캐리어를 만드는 어웨이(Away)가 그 주인공인데, 최근(2019년 5월) 1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14억 달러(한화 약 1조 6천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 클럽에 가입했다. 2016년 첫 제품 더 캐리온(The Carry-On)을 225달러에 출시하자마자 그 해 1,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2018년에는 1억 5천만 달러 매출을 달성했다고 알려져 있다. 2019년 5월 기준 오프라인 매장은 단 7개에 불과하며 대부분 최근 투자를 통해 문을 연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매출은 온라인에서 발생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와비 파커(Warby Parker) 출신 창업자들, 개인의 불편한 경험에서 기회 포착
창업자인 젠 루비오(Jen Rubio)와 스테파니 코리(Stephanie Korey)는 온라인 기반 브랜드의 선두주자 격인 안경 스타트업 와비파커(Warby Parker)에서 만났다고 한다. 이후 의류 브랜드 올세인츠(All Saints)와 콜롬비아 비지니스 스쿨로 떠난 그들은 2015년 다시 뉴욕에서 어웨이를 시작했다.
한 인터뷰에서 젠은 취리히 공항에서의 경험이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얘기했다. 고장난 캐리어를 대신할 캐리어를 사려고 했지만 500달러가 넘는 값비싼 제품과 싸지만 품질이 형편없는 제품 사이에서 고민하던 젠은 기회가 있음을 느끼고 스테파니에게 전화를 걸어 많은 논의 끝에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공급망(Supply chain) 관리 전문가 스테파니와 브랜딩 전문가 젠의 조합은 어웨이의 초기 사업에 최적의 조합이었다.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 고객 목소리 적극 반영으로 충성도 강화
와비 파커에서의 경험이 바탕이 된 까닭인지 온라인을 통해 유통 수수료를 낮춰 고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비지니스 모델은 와비 파커의 모델과 많이 닮아 있다. 물론 모든 Digitally Native Brand 들은 비슷한 가치 전달(Value Proposition)을 갖고 있다.
어웨이의 트렁크는 저소음 일본제 바퀴와 폴리카보네이트 케이스, YKK 지퍼, 충전용 배터리 등 최고의 부품과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플라스틱 모델은 225-295 달러, 한정판 알루미늄 모델은 475-595 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비슷한 수준의 트렁크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객의 취향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라이브 채팅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고객의 목소리와 사용 경험에 집중하는 문화는 고객의 충성도로 이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는 2018년 연방항공청(FAA)가 리튬이온 배터리를 체크인 가방에 부치지 못하게 했을 때 어웨이의 즉각적인 대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어웨이 캐리어 초기 모델은 배터리 탈부착이 가능하긴 했지만 드라이버가 필요했기 때문에 공항에서 쉽게 탈착할 수는 없었다. 이에 어웨이는 기존 제품의 배터리를 쉽게 탈부착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를 무료로 업그레이드를 제공했다. 고객들은 매장에 방문하거나 본사로 제품을 보내거나 DIY 키트를 받아 직접 업그레이드하는 방법 중 선택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고객들은 어웨이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상승했고 추가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어웨이는 급격한 성장을 지속하며 누적 50만 대 이상의 캐리어를 판매했을 뿐만 아니라 여행용 가방과 정리정돈 용품 등 여행에 관련된 제품으로 라인업을 넓혀가고 있다. 어웨이의 독보적인 브랜딩과 스토리텔링 역량은 고객들이 여행 용품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어웨이가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새로 시작하는 온라인 기반 브랜드들에게는 어웨이가 좋은 귀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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