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0일, 캐스퍼(Casper)가 뉴욕 증권거래소(NYSE: New York Stock Exchange)에 상장 서류(S-1)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주당 공모가 17-19달러, 19달러 시 기업가치 7억 6천만 달러, 1/27 기준). 2014년부터 온라인을 통해 박스에 담긴 매트리스를 판매하기 시작한 캐스퍼는 D2C(Direct to Customer) 스타트업의 선두주자로 이름을 널리 알리며 승승장구했다. 누적 140만 개가 넘는 매트리스를 판매했고, 오프라인 매장 수는 60개를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2018년 매출 3억 5천 7백만 달러(한화 약 4천억 원), 2019년 3분기 누적 매출 3억 천 2백만 달러를 달성했다.
하지만, 매트리스 시장이 기존의 강자인 설타 시몬스(Serta Simmons), 온라인 업체 퍼플(Purple)과 넥타(Nectar) 뿐만 아니라 아마존과 월마트의 자체 브랜드까지 합세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캐스퍼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캐스퍼는 상장을 통한 자금 유입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는 한편 오프라인 스토어를 늘리고 해외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려 한다.
흑자 전환은 아직 먼 길 - 2018년 매출 3억 5,800만 달러, 손실 9천만 달러
S-1 서류에 따르면 캐스퍼의 2018년 매출은 전년 대비 42% 상승한 3억 5,800만 달러였고, 손실은 9,210만 달러로 역시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2019년 3분기까지 매출과 손실은 각각 3억 1,230만 달러, 6,74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이런 추세를 볼 때 캐스퍼가 빠른 시일 안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새롭게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추이를 지켜보면 이전과는 다른 경향을 볼 수 있는데, 많은 비용으로 폭발적 성장을 드라이브하던 기업들에 대한 평가가 박해졌다는 것이다. 최고의 기대주였던 우버(Uber)와 리프트(Lyft), 슬랙(Slack)의 주가가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볼 때 투자자들이 적자 기업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다고 보여진다. 때문에 캐스퍼의 흑자 전환에 대한 로드맵이 얼마나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IPO 후의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케팅 통해 성장 견인, 인플루언서가 떠나면 위기 찾아올수도
캐스퍼의 성장은 세련된 마케팅의 영향이 컸는데, 2016년부터 4억 달러가 넘는 마케팅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총이익(Gross Profit)의 73%는 세일즈 및 마케팅 비용으로 재투자되었다. 캐스퍼의 마케팅 전략은 1달러 당 3달러의 매출을 가져올 만큼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앞으로도 그럴지는 미지수다. 경쟁자들이 빠르게 캐스퍼의 성공 사례를 따라잡고 있는 한편 소셜 마케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S-1 서류의 위험 요소(risk factor) 섹션에서 캐스퍼는 소셜 미디어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자칫 기업의 명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이탈 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수면 기업으로 도약 계획, 4,320억 달러의 세계 수면용품 시장 목표
캐스퍼는 베개와 이불 뿐만 아니라 수면등, 침대 프레임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이를 통해 종합 수면용품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려고 하는데, "Casper, the Sleep Company"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적극 도입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캐스퍼가 잠이 들고 깨기까지 모든 시간을 아우르는 제품군을 계획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면을 돕는 가습기, 백색 소음기로부터 수면무호흡증 치료기, 수면 모니터링 기기, 알람 시계 및 앱 등이 열거되어 있다. 이들을 합해 미국 내 시장 규모 790억 달러, 세계 시장 규모 4,320억 달러의 수면용품 시장을 타겟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캐스퍼는 투자 설명서를 통해 기존 7개국에서 20개국으로 진출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캐스퍼가 상장을 발판삼아 매트리스를 넘어 수면용품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또한 캐스퍼의 상장은 다른 D2C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캐스퍼의 IPO가 성공적이라면 와비 파커(Warby Parker), 어웨이(Away) 등의 D2C 기업들이 같은 길을 뒤따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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