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2일,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Disney Plus)가 화려하게 런칭했다. 서비스 첫날 천만 명이 가입해 단숨에 HBO Now와 CBS All Access 서비스 가입자수를 넘었다.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 Cowen&Co.는 보고서를 통해 디즈니 플러스의 가입자가 한 달만에 2천 4백만에 도달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는 기존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컨텐츠 왕국 디즈니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타워즈 세계관의 TV 시리즈 만달로리안(Mandalorian)의 성공으로 구전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디즈니 플러스의 등장으로 넷플릭스가 진정한 경쟁자를 만났다는 평이 지배적인데, 또다른 컨텐츠 공룡 AT&T(2018년 타임 워너 인수)가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또다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 앱 다운로드 4천만, 매출액 9,720만 달러 (60일 기준)

앱 시장 조사업체 센서타워(SensorTower)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는 출시 후 두 달 동안 전세계에서 4천 백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고 한다. 같은 기간 동안 앱스토어를 통해 발생한 매출은 9,720만 달러에 이른다. 이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네덜란드 시장을 포함하는 수치다. 미국 시장으로 좁히면 다운로드 수는 3천만으로, 독보적으로 높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는데 2위인 틱톡(TikTok)의 두 배를 넘었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에게 가입자 백만 명 뺏겼다

앞서 언급한 Cowen & Co의 레포트에서 넷플릭스 가입자 백만 명이 디즈니 플러스로 이탈한 것으로 추산됐는데, 이는 넷플릭스 가입자의 5.8%에 해당한다. 한편 디즈니 플러스 가입자의 80%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둘 다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디즈니의 컨텐츠 제공 여부에 따라 넷플릭스에게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디즈니는 마블(Marvel), 픽사(Pixar), 스타워즈(Star Wars) 등의 인기 컨텐츠에 더해 저렴한 가격(6.99달러, 넷플릭스의 경우 기본 8.99달러)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해외 시장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데, 디즈니 플러스가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다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인기 컨텐츠의 이탈

넷플릭스에게 더 큰 문제는 인기 컨텐츠들이 넷플릭스를 떠나 경쟁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디즈니는 2년전부터 컨텐츠 제공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있다. 마블의 IP를 활용한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 등의 티비 시리즈는 이후 시즌 제작이 취소된 바 있다. 또한 넷플릭스의 재생 시간 중 큰 부분을 차지하던 프렌즈(Friends)는 2019년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었고, 오피스(The Office)는 2020년이 이후 NBC 서비스로 이동이 확정되었다. 넷플릭스 전체 플레이타임의 절반 이상은 봤던 프로그램을 재시청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런 인기 프로그램의 이탈은 서비스 매력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넷플릭스 오리지널(Netflix Original) 컨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 플러스, 새로운 컨텐츠 지속 출시가 핵심

디즈니 플러스는 출시 이후 더할 나위 없는 2달을 보내며 단숨에 2위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출시 초기의 반짝 인기일지 넷플릭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컨텐츠 출시 여부에 달렸다고 보여진다. 만달로리안 시즌1 종료 이후 이렇다할 티비 시리즈의 부재로 사용자의 이탈이 계속된다는 기사도 있었다.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방영에 따라 가입자수가 요동치는 HBO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 두개의 인기 시리즈에 의존하는 서비스에는 한계가 있다. 서비스 첫 해 디즈니 플러스는 500개 영화와 7,500개 티비 시리즈를 제공할 계획인데 이는 넷플릭스의 4,000개 영화, 47,000개 티비 시리즈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디즈니의 IP를 활용한 질높은 컨텐츠를 통해 양보다 질로 승부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 플러스는 컨텐츠의 힘으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마블과 픽사, 스타워즈의 힘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사용자의 이탈을 막으면서도 새로운 컨텐츠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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