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버라이즌(Verizon)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라는 소식이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됐다. 이에 앞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미국 최대의 이동통신망을 보유한 버라이즌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게임의 미래가 클라우드를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로 향하고 있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는 게임의 설치와 실행은 데이터 센터의 고성능 서버에서 하고, 이용자는 스트리밍 기술을 통해 접속해 게임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넷플릭스에서 비디오를 다운받지 않고 스트리밍을 통해 시청하는 것처럼 게임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을 위한 넷플릭스'라고 요약할 수 있다. 현재는 최신 비디오 게임을 하려면 고성능을 지원하는 게임 콘솔(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닌텐도 스위치 등)을 사거나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신 게임에 대한 진입 문턱이 높다. 하지만,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는 인터넷에 연결돼 있기만 하면 저사양의 컴퓨터나 태블릿, 스마트폰에서도 고품질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Project xCloud 이미지
일방향(서버에서 유저에게)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며 어느 정도의 딜레이와 끊김은 허용되는 비디오 스트리밍과 달리, 게임의 경우 양방향으로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고 딜레이나 끊김이 사용성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는 기술적인 장벽이 높다. 때문에 아직까지는 상용화되지 못했지만 클라우드 기술과 4G 등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가 상용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클라우드 연산 및 끊김없는 스트리밍 기술이 핵심 기술이기 때문에 이 분야를 선도하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이를 가장 먼저 시도하고 있다.
구글 프로젝트스트림 화면
크롬 브라우저에서 고품질 게임을, 구글 프로젝트스트림(Google ProjectStream)
지난 11월, 구글은 프로젝트스트림(ProjectStream)이라는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았고 CBT(Closed Beta Testing)을 진행했다. 진행된 게임은 유비소프트(Ubisoft)의 어쎄신 크리드(Assassin's Creed)로 게임 콘솔이나 고성능 컴퓨터에서만 가능하던 게임이었다. 프로젝트스트림은 25mbps 이상의 인터넷만 있으면 어떤 컴퓨터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해 진입장벽을 크게 낮췄다. 베타 테스트에 참여했던 사람들에 따르면 보급형 노트북에서도 끊김없이 고품질의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 업데이트: 구글은 2019년 3월 19일 스타디아(Stadia)라는 이름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정식 발표했다. 출시는 2019년 말로 예정되어 있다.
엑스박스 게임을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엑스클라우드(Microsoft xCloud)
구글에 바로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도 엑스클라우드(xCloud) 서비스를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져(Azure) 클라우드 서비스에 기반을 두고 있는 엑스클라우드는 값비싼 게임 콘솔 없이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비전에서 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우위라면 지난 2014년 인수한 마인크래프트(Minecraft)와 더불어 헤일로(Halo) 등 엑스박스(Xbox)의 유명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게임을 개발하던 개발자들은 별도의 노력 없이 엑스클라우드에도 게임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엑스박스의 수천만 유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 될 전망이다.
스트리밍 계의 강자 아마존, 2020년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 계획
온라인의 최대 강자이자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을 통해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에 진출한 아마존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아직 이름이나 서비스 내용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아마존이 인력을 충원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세계에서 가장 큰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 1억명에 달하는 프라임 구독자를 보유한 아마존이기 때문에 시장 진입 시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2014년 인수한 게임 전문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만하다.
버라이즌(Verizon) 역시 Verge 기사를 통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음이 알려졌다. 엔비디아(NVidia)의 실드(Shield) 컨트롤러나 엑스박스 원(XBox One) 컨트롤러와 연동되며, 135개 이상의 게임이 제공되고 있다고 한다. 랙이나 딜레이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통신망을 갖고 있는 버라이즌이 최적일 수도 있다. 과거 게임 산업과의 접점이 많지 않았던 것이 단점이지만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자들을 위협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게임의 미래가 스트리밍 서비스로 갈 것이라는 전망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최근 그 움직임이 가속화되어 빠르면 2019년이 가기 전에 일부 서비스가 상용화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과거에 게임 콘솔에서 온라인, 모바일로 플랫폼이 바뀔 때마다 게임 업계에 큰 변화가 있어 왔는데,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이후의 게임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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