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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in U.S

버드와 라임, 전기스쿠터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

by yimjang 2019.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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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포스팅을 통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공유 전기스쿠터 스타트업 버드(Bird)와 라임(Lime)에 대해 다뤘다. 창업 2년만에 유니콘이 된 무서운 기세가 다소 꺾이면서, 이들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스믈스믈 고개를 들고 있다. 그래서인지 버드가 최근 준비하고 있는 3억 불 규모의 투자 라운드의 기업가치는 지난 6월 투자와 동일한 20억 불 수준이라고 한다. 새로운 사업이라면 통과의례처럼 겪어야 하는 과정이지만, 이들이 2019년 이를 극복하느냐 혹은 정체되느냐에 따라 이 산업의 행방이 우버(Uber)의 길을 밟을지 오포(Ofo)의 길을 밟을지 결정될 것 같다.

Source: CNet

스쿠터의 평균 수명 2달, 지속적인 수익성에 의문

버드는 자사의 스쿠터가 평균 2달 간격으로 교체된다고 얘기한 바 있다. 기사에 따르면 버드(Bird)는 라이드당 평균 $3.65의 매출을 발생시키는데, 이중 $1.72를 충전 비용, $0.51을 수리 비용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카드 수수료나 보험, 고객 서비스 비용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니 라이드 당 수익은 많아야 $1을 넘기 힘들 것이다. 하루 평균 10번의 라이드를 수행하고 일 수익을 $10으로 가정했을 때, 스쿠터의 도입 비용이 대략 $1,000에 육박한 것을 감안하면 100일은 운행해야 본전을 찾을 수 있다. 평균 수명이 2달인 상황에서는 계속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에 버드와 라임을 비롯한 전기스쿠터 공유 업체들은 직접, 혹은 나인봇(Ninebot) 등 협력사와 더 오래 가는 전기스쿠터를 개발해 수명을 늘리는 한편, 탈부착형 배터리를 도입해 충전 비용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또한 길에 그냥 세워두는 대신 기둥에 묶어놔 도난이나 악의적인 훼손을 줄이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버드는 스쿠터를 불법으로 탈취할 수 있는 키트를 소개했다는 이유로 Boing Boing 이라는 블로그에 법적 대응을 하려고 했다가 논란이 되자 이를 사과하기도 했다.


계절성(Seasonality)으로 인한 매출 감소 및 비용 증가 구조

전기스쿠터는 눈과 비 속에서는 주행이 어렵다. 겨울철에는 배터리 문제와 눈에 파묻히는 문제가 동시에 존재해 주행은 물론 길거리에 방치할 수도 없다. 때문에 겨울이 시작되면서 업체들은 미국 중부와 동부를 포함해 동절기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에서 전기스쿠터들을 철수시켰다. 눈이 오는 겨울이 약 3달이라고 가정하면 1년의 1/4는 사업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를 철수/보관/재배치하는데 높은 운영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눈이 오지 않는 지역이라도 곳에 따라 우기가 있다면 마찬가지로 계절성을 갖게 된다. 우버나 리프트의 경우 궂은 날씨에 오히려 가격이 올라가는(surging) 데에 비해 큰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원천적으로 극복할 방안은 쉽지 않아보이고, 겨울철을 제외한 시기에 더 많은 수익을 거두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지속적인 안전 문제로 소송 위험 증가

이용자들이 안전장비 없이 시속 20km로 달리며 차도와 인도를 넘나들기 때문에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이용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사고의 발생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이중 여러 건이 소송으로 이어졌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에서는 방치된 전기스쿠터가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저해한다며 장애인들이 버드와 라임, 레이저에게 소송을 걸기도 했다. 때문에 버드를 비롯한 업체들은 안전이 최우선 과제라며 강조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 보행자와 운전자, 전기스쿠터 이용자 사이에 안전 규칙이 생긴다면 차츰 해결되겠지만 그때까지 발생할 사고들은 전기스쿠터 공유 사업에 큰 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


여전한 규제 리스크

작년부터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와 산타모니카(Santa Monica)를 포함한 여러 도시에서 전기스쿠터 파일럿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거의 모든 도시에서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에서 이들 서비스를 원천 차단할 가능성은 높지 않겠지만, 서비스 가능한 스쿠터 대수를 제한하거나 라이센스 및 보험 의무화, 안전장치 의무화 등 사업의 수익성을 제한할 내용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필연적으로 사업의 수익성이 영향받을 것이고, 투자자들이 이들 스타트업의 성장성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일부 서비스에 반발한 사람들이 전기스쿠터를 몰래 파손하거나 호수에 유기하는 등 반발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버드와 라임을 포함한 공유 전기스쿠터 회사들이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기를 바란다. 관련된 이전 포스팅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8/11/30 - [Tech in U.S] - 라스트 마일을 잡아라, 공유 전기스쿠터 버드(Bird) vs 라임(Lime)

2018/12/18 - [Tech in U.S] - 버드와 라임에 도전하는 세계의 전기스쿠터 스타트업

2018/12/08 - [Tech in U.S] - 우버(Uber)는 버드(Bird)를 인수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