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초, 전기 스쿠터 공유 서비스 라임(Lime)은 우버(Uber) 등으로부터 1억 7천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기업가치는 5억 1천만 달러로 알려져 2019년 4월 투자 유치 당시의 기업 가치 24억 달러에 비해 79%나 하락하며 유니콘의 지위를 상실했다. 이미 라임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던 우버는 주요 주주로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번 투자는 우버가 2022년 - 2024년 사이에 일정 금액으로 라임의 지분을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옵션을 포함하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사실상 우버가 라임을 인수하는 수순으로 보여진다. 투자의 일환으로 우버는 전기스쿠터/자전거 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 점프(Jump)를 라임이 인수한다고 함께 밝혔다.

약 1년 반 전 포스팅에서 우버가 버드와 라임 중 한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고 근소하게 버드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예상해 보았는데 결국 우버는 라임에 대규모 지분 투자를 통해 최대 전기스쿠터 공유 회사가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전세계가 마비되면서 공유경제 서비스들은 매우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승차공유 서비스와 마이크로모빌리티 서비스는 사실상 사업이 잠정중단되었다. 우버(Uber)와 리프트(Lyft)는 봉쇄 조치가 시작된 3월 중순 이후 라이드 건수가 9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고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2019년 IPO를 통해 충분한 현금을 유치한 덕분에 우버와 리프트는 비용을 줄이면서 최악은 면할 수 있었고 6월 들어 라이드 수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투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성장에 집중하고 있던 마이크로모빌리티 서비스들은 신규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전기스쿠터 공유 서비스는 계절성이 뚜렷한 사업이다. 버드(Bird)와 라임(Lime)은 비성수기인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는 3월을 기점으로 미국 전역이 코로나 확산으로 봉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잠정적으로 사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라임은 직원의 2-30%를 감축하고 기타 비용을 최대한 졸라맸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하면서 생존을 위해 우버의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불과 2년전만 해도 테크 업계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던 라임의 씁쓸한 퇴장이다. 창업자이자 CEO이던 Brad Bao는 이사회 의장(Chairman of the board)으로 물러나고 글로벌 운영/전략을 담당하던 Wayne Ting이 새로운 CEO로 임명되었다. Wayne은 2018년 라임에 합류하기 전 우버에서 4년 반 가량 근무한 바 있다. 기업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진 다운 라운드(Down round)를 진행했기 때문에 창업자들의 지분도 대폭으로 희석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버드(Bird)의 경우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곧 투자 유치나 제휴를 통한 자금 수혈 뉴스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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