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 달러(약 230만 원)짜리 실내 사이클을 파는 회사가 있다. 이 사이클에는 스크린이 달려있어서 운동 영상을 볼 수 있지만, 온라인 클래스를 수강하려면 매달 39달러의 구독료를 내야한다. 언뜻 이 가격에 누가 쓰겠나 싶지만, 누적 판매대수가 40만 대를 돌파했고 작년 이미 7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2019년 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피트니스 계의 넷플릭스'라는 영광스러운 별명을 얻은 이 회사는 펠로톤(Peloton)이다.

Source: Peloton

펠로톤은 2012년 뉴욕에서 설립되었는데, 설립 멤버이자 CEO인  John Foley, COO인 Tom Cortese, CTO Yony Feng 등이 여전히 회사를 이끌고 있다. 초기 투자금을 유치해 개발한 첫 사이클은 2013년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소개되었고, 2014년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하게 된다. 같은 해 맨하탄에 첫 스튜디오를 오픈해 강사들이 운동 강좌를 촬영할 수 있도록 해 섭스크립션(subscribtion) 모델을 시작했다.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 96%가 구독 유지

이후 현재까지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충성도 높은 고객층이 있다. 기능과 디자인을 모두 잡은 사이클의 편의성에 최고의 강사들을 통해 제공되는 클래스들과 활발한 커뮤니티가 더해져 매우 만족스러운 유저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펠로톤 페이스북 페이지는 2019년 6월 현재 47만 명이 팔로우하고 있는데, 유저들이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사진을 올리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유명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데, 배우 휴 잭맨,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 버진 그룹의 리차드 브랜슨 등이 펠로톤의 팬이라고 알려져 있다. 펠로톤이 뉴욕타임즈에 밝힌 바에 따르면 고객의 96%는 구독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고, 사이클은 월간 평균 13번 이용된다고 한다. 실내용 사이클이나 러닝머신이 빨래 건조대로 전락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를 감안하면 놀라운 사용률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피트니스 시장 규모 300억 달러, 경쟁 가속화

미국의 피트니스 시장은 300억 달러(한화 약 35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연간 3.6%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큰 시장이다. 펠로톤(Peloton)이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경쟁자들도 여럿 존재한다. 거의 동일한 사이클과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에첼론(Echelon)이나 플라이휠(Flywheel)이 있는데, 펠로톤은 지난해 플라이휠이 자사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Source: SoulCycle

하지만 이들보다 주목할만한 경쟁자는 88개의 스튜디오에서 스피닝 클래스를 제공하고 있는 소울사이클(SoulCycle)이다. 스튜디오에 가서 클래스에 참석해야 하는 소울사이클과 펠로톤은 서비스의 형태가 조금 다르지만, 고객의 충성도에 기반하고 있고 서로가 대체제라는 점에서 직접적 경쟁자라고 할 수 있다. 소울사이클은 펠로톤 이전에 피트니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서비스로, 위 사진처럼 스피닝 클래스를 주류 시장으로 가져온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울사이클은 창업자인 Julie Rice와 Elizabeth Cutler가 회사를 떠난 2016년 이후 점유율을 펠로톤에게 뺏기는 모양새다. 창업자들은 소울사이클이 2011년 피트니스 시장의 큰손 에퀴녹스(Equinox)에 인수된 이후에도 5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다. 시장 조사업체 M Science의 리서치에 따르면 펠로톤은 2018년 3분기 마침내 소울사이클을 따라 잡았다고 한다.

Source: recode

 

펠로톤은 2018년 말 러닝머신을 출시하고 2019년 상장을 통해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수십년간 피트니스 시장은 헬스장이 중심이었지만, 펠로톤은 이 무대를 집안으로 옮기고 있다. 컨텐츠의 힘과 사용자 참여(User Engagement)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