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버즈, 어웨이에 이어 또 하나의 온라인 기반 브랜드(Digitally Native Brand)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버로우(Burrow)는 온라인으로 소파를 파는 스타트업으로 가격은 1인용 소파 500달러부터 4인용 소파 2,000달러 수준이다. 이 소파의 특징이라면 배송에 쉽도록 3-4개의 박스에 담겨 오는데, 각각의 박스는 23kg을 넘지 않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또한 도구 없이 간단히 조립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2-30분 이내에 모든 설치를 완료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흔히 가구계의 캐스퍼(Casper)로 불리기도 하는데, 중간 유통망을 빼고 직접 판매한다는 점(D2C: Direct to Consumer), 정교한 패키징을 통해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배송이 가능한 점, 온라인을 통한 브랜딩에 집중하는 점 등 공통점이 많다.
저렴한 이케아(IKEA) 가구 vs 비싸고 무거운 웨스트 엘름(West Elm) 가구 사이에서 기회 포착
버로우의 두 창업자 Stephen Kuhl 과 Kabeer Chopra 는 그들의 경험에서 기회를 포착했다고 말한다. 2015년 MBA과정을 위해 필라델피아로 이사한 그들은 각각 이케아와 웨스트 엘름에서 소파를 사면서 불편함을 경험했다고 한다. 멀리 있는 이케아에 직접 가서 구매하고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조립해야 했던 경험과, 웨스트 엘름에서 재고가 없어 원치 않는 색상을 사서 높은 배송비 대신 직접 힘들게 옮기던 경험에서 기회를 본 것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품질의 소파는 왜 없을까 의문을 갖던 그들은 가장 큰 문제가 높은 배송비라는 점을 알게 된다. 크고 무거운 소파는 쌓아서 옮길 수 없기 때문에 높은 배송비가 책정된다. 문제점을 파악한 그들은 쿠션과 팔걸이 등을 모듈형으로 분리해 조립 가능하도록 하는 새로운 소파를 디자인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100달러 이내에 배송이 가능한 소파를 만들게 된다.
2016년 이들은 지인들로부터 투자받은 33만 달러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고, 실리콘밸리 최고의 엑셀러레이터 와이 컴비네이터(Y Combinator)에 참여해 12만 달러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할 수 있었다. 생산 거점을 멕시코에 마련한 버로우는(현재는 미국 미시시피주로 생산 거점을 옮겼다) 마침내 2016년 7월 첫 제품을 배송할 수 있었고, 몇번의 디자인 수정을 거쳐 2017년 4월 정식으로 제품을 런칭하게 된다.
지인들에게서 시작된 매출은 입소문을 타고 매달 20%씩 빠르게 성장했고, 2017년 12월까지 3백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43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게 된다. 3달 후인 2018년 3월 1,400만 달러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버로우는 2019년 6월 기준 40명의 직원과 16,000명의 고객, 5백만 달러의 판매액을 기록하여 월간 평균 18%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뉴욕 소호와 시카고에 Burrow House라는 두 개의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제한적인 색상과 소파 제품만 판매했지만 오토만(Ottoman)과 쿠션 등 제품군을 확장하고 가죽 제품과 새로운 색상을 추가하는 등 다양성도 늘려가고 있다. 창업자 Kuhl은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버로우의 목표는 가정용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고 밝힌 바 있어 제품군은 더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캐스퍼(Casper)가 베개나 수면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는 것과 비슷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1) 저가형과 고가형 제품군 사이의 마켓 세그먼트(market segment)를 찾아 합리적인 가격 및 높은 품질의 제품으로 공략하고, 2) 온라인 판매를 통해 유통 마진을 줄이고, 3) 브랜딩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버로우는 온라인 기반 브랜드(Digitally Native Brand)의 성공 공식을 착실히 따라가고 있다. 소파의 교체주기가 길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아직은 공략해야 할 시장이 크고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큰 이슈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제 3년차를 맞은 어린 D2C 스타트업인 만큼 그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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