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C의 선두주자인 안경 브랜드 와비파커(Warby Parker)가 마침내 상장한다고 밝혔다. 슬랙(Slack), 스포티파이(Spotify), 코인베이스(coinbase)와 같은 직상장(Direct listing) 방식을 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9월 29일 전후로 거래가 개시될 것으로 예정(티커: "WRBY")으로, 지난해 8월 투자유치 당시 와비파커의 기업 가치는 대략 30억 달러였다.

와비파커는 코로나 사태로 주춤했던 2020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두자리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해, 2021년 상반기 매출액은 2억 7,05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손실은 730만 달러, 2020년 손실은 5,590만 달러로 누적 손실액이 3억 5,630만 달러에 달한다. 상장을 통해 유치한 자금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시장을 확대해 흑자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안경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문제 인식에서 2010년 시작된 와비파커는 온라인을 통한 제품 판매 및 브랜딩에 집중하는 D2C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였다. 시착이 불가능한 온라인 구매의 한계를 홈 트라이온(Home Try On) 프로그램을 통해 해결한 사례는 여전히 혁신적인 모델로 손꼽힌다. 홈 트라이온 프로그램은, 고객이 선택한 5개의 안경테를 무료로 집으로 보내 써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와비파커의 이름을 알림과 동시에 초기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95달러부터 시작하는 낮은 가격의 가성비를 무기로 빠르게 성장한 와비파커는 오프라인 매장도 빠르게 늘려가며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대부분의 D2C 스타트업들이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는 것과는 차별되는 부분인데, 아무래도 안경이라는 제품 특성상 여전히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지난 5년간 전체 이커머스 시장은 18%씩 성장한데 비해 안경 온라인 판매는 4% 성장에 그쳤다) 2021년 9월 기준 155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2개의 캐나다 매장을 제외하면 전부 미국 내 매장이다.

 

2021년 상반기 매출 2억 7,050만 달러(전년 대비 53% 증가), 손실 730만 달러

(단위: $백만)

  2018 2019 2020 2021 상반기
매출액 (Revenue) 272.9 370.5 393.7 270.5
매출총이익 (Gross profit) 164.3 223.1 231.9 161.8
당기순손실 (Net loss) 22.9 0 55.9 7.3
오프라인 매장 수 88 119 126 145
활성 고객수 (Active customer) 145만 178만 181만 208만

와비파커는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하며 2019년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도 했지만,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성장이 주춤하며 다시 5,59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상반기는 손실을 730만 달러로 줄이는데 성공하며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안경 시장은 연간 350억 달러 규모로 와비파커의 점유율은 1-2% 정도로 추정되며, 세계 안경 시장은 1400억 달러로 추산된다.

높은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는 강점

와비파커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라고 할 수 있다. 고객 만족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NPS(Net Promoter Score)가 83점으로, 이커머스 업계 평균이 45점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보통 70점을 넘으면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인식된다) 또한 S-1에 따르면 2015년에서 2019년 사이에 유입된 고객의 절반은 2년 안에, 거의 100%는 4년 안에 재구매를 했다고 하니 고객 이탈이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덕분에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성도 경쟁자 대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5억 달러의 누적 손실, 낮은 이익률은 여전히 물음표

다만 안경 산업의 이익률이 높지 않고, 계속된 적자로 누적 손실액이 3억 5천만 달러를 넘는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는 부분이다. 지금까지는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한 온라인 판매로 성장세를 유지해왔지만, 앞으로도 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존재한다. 안경 시장은 지역별, 세대별로 파편화되어 있는 경향이 큰데, 고객층을 다양화 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와비파커에게 남은 과제일 것이다.

 

오랫동안 주목을 받아온 브랜드인 만큼 와비파커의 상장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를 바라보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도 재밌는데, 와비파커의 상장을 긍정적으로 분석한 글(블룸버그 기사)과 부정적으로 예측한 글(포브스 기사)을 함께 공유한다. 전자는 투명하고 정직하게 작성한 S-1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후자는 재무제표의 관점에서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점을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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