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구글 산하의 웨이모(Waymo), GM(General Motors)의 크루즈(Cruise), 포드의 Argo AI, 우버(Uber)를 대표적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0여년간은 각자 기술을 개발하는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몇몇 진영으로 자동차 업체들이 연합군을 형성하며 세를 키워가는 분위기다. 수년안에 상용화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몸집 불리기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Source: FTI Consulting

우버는 최근 자율 주행 부문을 분사시키며 소프트뱅크(Softbank), 토요타(Toyota)와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로부터 10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GM이 2017년 인수한 크루즈 역시 2018년 10월 혼다에 지분 5.7%를 매각하며 향후 20억 달러의 투자를 약정받은 바 있고, 웨이모는 르노-닛산과 파트너십 논의 중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폭스바겐은 Argo AI에 11억 달러를 투자해 포드와 지분을 절반씩 나누고 자율주행차 개발을 협력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대부분은 이미 이들 연합군 진영에 합류했거나 투자를 약속한 상태로, 몇 개의 진영에 각각 수십억 달러의 투자금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는 아마존(Amazon)으로부터 투자받은 오로라(Aurora)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ource: Statista

기술력은 웨이모가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

현재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것은 구글의 웨이모다. 캘리포니아 주의 통계에 따르면 웨이모 자율주행차의 테스트 운항 거리가 지난해 백만 마일을 넘어 2위인 크루즈의 44만 마일을 두배 이상 앞섰고, 자율주행 해제 없이 운행을 지속한 거리도 만 마일을 넘어 역시 크루즈의 5천 마일을 두배 이상 따돌렸다. 경쟁자에 비해 기술의 완성도에 있어 한발 앞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상용화에 있어서도 웨이모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2019년 말 애리조나 주 피닉스(Phoenix)에서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차량은 크라이슬러 퍼시피카(Pacifica) 차량을 사용하고 있는데, 2018년 3월 재규어로부터 I-Pace SUV차량 2만 대를 추가할 계획을 공개했고, 2019년 2월 르노-닛산 그룹과 협력을 논의중이라는 기사가 발표되기도 했다.

한편, 웨이모는 최근 외부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 있다고 알려졌는데, UBS의 한 애널리스트는 투자 유치시 웨이모의 기업가치가 250억 달러에서 최대 1,350억 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우버의 기업가치가 약 천억 달러 수준(IPO 예상가 기준), 테슬라의 기업가치가 현재 470억 달러임을 감안할 때 어마어마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혼다와 손잡은 GM 크루즈, 대량 생산 경험에 강점

GM(General Motors)은 2016년 3월 자율주행 스타트업 크루즈(Cruise)를 약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크루즈는 창업 3년차에 직원은 고작 40여 명이었다고 하니, GM의 자율주행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컸는지 엿볼 수 있다. 이후 GM은 크루즈에 큰 투자를 계속했고 웨이모를 바싹 추격하는 2인자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크루즈는 2018년 5월 소프트뱅크로부터 22억 5천만 달러, GM으로부터 11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10월 혼다(Honda)에게 지분 5.7%를 매각하며 파트너십을 다진 바 있다. 혼다는 주식의 대가로 7억 5천만 달러를 지불했으니 기업 가치는 약 130억 달러(한화 약 15조 원)에 달했다. 이에 더해 혼다는 12년간 20억 달러를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M 크루즈 역시 무인 택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사의 전기차 Bolt를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크루즈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파트너십 없이 직접 차량을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혼다까지 파트너로 합류했으니 차량을 대량으로 제조하는 능력으로는 다른 진영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Bolt는 3만 5천 달러 가격에 판매되는 차량인데, 무인 차량의 경우 제조에 20만 달러가 든다고 한다.


자율 주행 부문 분사시켜 적극 확장 의지, 우버

우버는 자율주행 기술에 가장 먼저 뛰어든 회사 중 하나로, 일찍이 2015년부터 카네기 멜론의 전문 인력을 영입했고 2016년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Otto를 인수한 바 있다. 최근(2019년 4월)에는 자율 주행 부문을 분사시키며 토요타와 덴소,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투자 시 기업가치는 72억 5천만 달러로 알려졌으니, 900억에서 천 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진 우버의 상장 추진 기업가치의 약 7-8%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우버에게 자율주행 기술은 생존이 달린 문제이다. 2018년에도 18억 달러(한화 약 2조 원)의 손실을 기록한 우버로서는 자율주행 도입을 통한 확실한 비용절감이 없다면 현재의 사업 모델을 계속해 나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웨이모나 크루즈에 조금 뒤쳐져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만큼 연내 상장을 계기로 자율주행 부문에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토요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제조 기반에 대한 불안감도 조금은 채운 상태다.


이 외에 포드와 폭스바겐은 Argo에 각각 10억 달러씩 투자해 파트너십을 체결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고, 애플과 테슬라 역시 자율주행차 개발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Zoox, Aurora 와 같은 스타트업들도 있고 바이두(Baidu)와 텐센트(Tencent) 등 중국 업체들도 빠르게 격차를 따라잡고 있다.

시장에 가장 빨리 자율주행차를 내놓는 기업은 first-mover 라는 타이틀 뿐만 아니라, 차량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계속해서 경쟁자들보다 한발 더 앞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최초'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연합해 자원을 집중해 최초가 되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더 큰 연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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